미국 특수부대가 혈안이 돼 찾는 9.11 테러의 제1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은 측근에게 미군에 체포되기 전 자신을 죽이도록 지시를 해놓았으며 더 많은 대미 테러를 촉구하는 비디오 테이프 유언까지 마련했다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일간 알-와탄이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파리에서 활동 중인 미국과 유럽의 정통한 고위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빈 라덴이 많은 측근과 심복에게 자신이 마지막 생을 살고있다는 말을 해왔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이 신문은 "그가 미국인이나 북북동맹 전사에게 체포되거나 살해되는 사태를 개인적 패배로 생각해 미국 특수부대나 북부동맹 병력에 포위돼 탈출할 수 없을 때 마지막까지 수행할 측근들에게 자신을 총살하도록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빈 라덴이 측근들한테서 이런 명령을 이행하겠다는 서약을 직접 받아냈다고 전했다. 알-와탄은 "빈 라덴이 아들 중 한 명에게도 이런 요청을 했다"면서"그가 적에게 체포되기보다 측근이나 아들의 손에 죽는 편이 더 낫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미국 행정부 견지에서는 빈 라덴을 생포해 법정에 세우기보다 그 가죽는 편이 "훨씬 더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빈 라덴이 죽은 뒤 방영될 비디오 테이프 유언에서 세계 도처의 미국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런 정보들은 탈레반에서 귀순한 군사-보안 관계자들에 대한 심문 뒤에 미국행정부가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 와탄은 보도 내용의 신빙성과 관련해 빈 라덴을 마지막으로 회견한 파키스탄의 하미드 미르 기자와 파키스탄의 익명 소식통들이 이런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전했다. 한편 이 신문은 빈 라덴이 지난 주 마자르-이-샤리프 함락 이후 "알-카에다 조직원인 중무장한 아랍인과 비아프간 이슬람 교도 200여명과 함께" 이동 중이라고 밝히고 미국 측이 입수한 정보로는 그가 탈레반의 거점인 칸다하르 주변의 산악지대에 소수의 추종자, 가족과 함께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빈 라덴이 많은 산악 은신처를 준비했으며 수개월간 생존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야드 AFP=연합뉴스) eomn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