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이슬람교 가르침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방송을 금지한지 5년만에 카불 TV가 18일 방송을 재개했다.


카불 시민들은 이에 따라 다리어(語)와 파슈툰어로 음악 프로, 인터뷰, 뉴스 등을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쇼 프로 사회자인 시무딘 삼수딘은 방송 재개가 탈레반 정권에 의해 자유를 극도로 억압당했던 카불 여성들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다시TV 방송국에서 일하기를 원했다. 지난 3일간 우리는 방송이 원활히 재개되도록 노력했으며 이제 아주 행복하다"고 말했다.


삼수딘과 함께 사회를 맡은 16세 소녀 마리암 샤케바르는 히잡(머리쓰개)을 쓴채 모습을 나타냈다.


이같은 히잡 착용은 탈레반 정권하에서라면 엄한 징벌의 대상이 됐을 것이다.탈레반 정권은 여성들에게 머리에서 발끝까지 뒤덮는 ‘부르카’를 착용하도록 강요해왔을 뿐아니라 여성들의 취업을 금지해왔다.


이 소녀는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기전 TV 어린이 프로 사회자였지만 탈레반이 정권을 잡으면서 곧바로 해고됐다.


카불 TV방송국은 전쟁으로 크게 파괴돼 지난 1996년이래 비어있었다. 이 방송국의 위성 안테나도 지난 1990년대초의 전투로 파괴됐다.


따라서 카불 TV의 방송재개를 위해 아프가니스탄 기술자들은 한 낡아빠진 안테나를 카불 시내의 인터컨티넨탈 호텔 지붕위에 설치했다. 이 안테나는 외국 TV방송사들이 전세계에 방송하기위해 그 부근에 이미 설치해둔 첨단 장비들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었다.


그 가까이에는 탄환 구멍이 숭숭 나 있는 또다른 위성 안테나가 세워졌있었다.이 안테나는 역시 최근 방송을 재개한 한 아프가니스탄 라디오 방송국이 설치한 것.


방송을 재개한 라디오, TV 방송국들은 그들의 프로가 검열 받지않을 것이라고다짐했다.


방송은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여러분들이 모두 무사하기를 바랍니다"란 말로 방송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테러리즘과 탈레반을 파괴하고 이 프로그램을 여러분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돼 기쁩니다"는 말로 시작됐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