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9.11 테러참사후 대테러전 선포로 많은 지지를 얻었으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국민적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지도력에 상처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2일 9.11 테러가 너무 끔찍하고 수많은 사람이 희생됐기 때문에 진주만 공격에 대한 응징과 같은 조치가 거의 불가피했고 부시 대통령의테러분쇄 천명이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대통령 등 다른 위대한 전시지도자들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지만 기존 전쟁과 다른 형태의 대테러전은 부시 자신에게도 최대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역사학자인 마이클 셰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대데러전이 놀랄만한 일도 아니고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전쟁이 달성해야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기때문에 약속한 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위기가 온다"고 말했다. 미국 지도자들의 전쟁수행방식에 관해 연구해온 셰리 교수는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도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현대판 히틀러'로 묘사했으나 그를 무너뜨리는데 실패함으로써 비슷한 역경에 처했음을 상기시켰다.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의 대테러전이 다른 전쟁과 구분되고 그의 지도력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은 적의 본질에 있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역대 지도자들이 목표로 삼았던 2차대전의 주축국(독일.이탈리아.일본)이나 냉전시대의 공산주의, 걸프전의 이라크와는 달리 세계로부터 적국이나 패권주의 이데올로기를 제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그대신 부시는 폭력사용과 두려움에 관한 오래되고 아주 단순한 생각을 제거하겠다고 다짐해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것은 지키기 어려운 약속일지 모른다며 테러범 개개인을 잡을수 있고 특정 테러조직을 파괴할 수 있지만 테러리즘 아이디어는 계속 존재할 것이확실해보이고 미국의 취약함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레이건 행정부때 국무차관보를 역임한 로런스 코브 미 외교협회(CFR) 수석연구원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테러리즘을 영원히 제거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빈곤과 마약 퇴치 전쟁과 같다. 우리가 가난과 마약을 결코 없애지 못하듯 테러리즘도 제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