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군대위안부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재미교포들이 일본에 동조하고 나선 미국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워싱턴 한복판에서 미국의 전국적인 여성단체와 공동으로 벌였다. 재미한국청년연합회는 23일 미국 국무부 앞에서 미국의 전국여성기구(NOW)와 연합 시위에 나서 군대위안부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미국 정부를 규탄하고 국무부가 워싱턴연방지법에 제출한 위안부 소송 기각 요청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시위대는 이날 낮 12시(한국시간 24일 새벽 1시)부터 약 1시간동안 국무부 청사앞을 돌며 '군대위안부 할머니에게 정의를' '미국은 강간을 옹호하는가' 등의 구호를 외쳤고 전국여성기구의 영문 약자를 활용, '지금(NOW)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일본 정부의 배상과 사죄를 요구하는 소송을 미국에서 제기한 한국, 중국, 대만, 필리핀 출신 위안부 15명 중 한 사람인 김순덕 할머니는 성범죄를 부인하는 일본을 편든 미국에 엄중히 항의하는 서한을 제출했으며 국무부 관계자는 콜린파월 장관에게 전달한 후 결과를 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연합 시위에는 청년연합회와 NOW의 주도로 미국내 인권, 여성, 이민자 권익 및 교민 등 301개 단체가 연대를 표명했으며 AP, AFP, UPI 등 유력 통신사와 한국, 미국, 중국, 대만, 일본 등의 20여 언론사가 취재에 열을 올렸다. 김 할머니는 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소송을 기각하지 말고 정당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주기 바란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지원하니 미국 정부도 잘 알아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영 청년연합회장은 "오는 8월1일의 법정 심리를 앞두고 미국내 여론을 환기시키는 게 연합 시위의 주목적"이라며 "내일(24일) 레인 에번스 하원의원(민주, 일리노이)이 결의안 상정을 추진하는 기자회견을 의사당에서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결의안에 일본 정부의 사죄 및 배상과 함께 유사한 사례의 재연을 방지하기 위한 일본의 올바른 역사 교육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는 등 군대위안부 문제와 교과서 왜곡 문제를 연계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