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요커들 입에선 프랭크 시내트라의 노래로 유명한 ''뉴욕 뉴욕''이 절로 나온다.

미국인들의 최대 축제중 하나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우승팀을 가리는 월드시리즈가 44년만에 양키즈와 메츠 두 뉴욕팀간에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양키즈의 양키구장(브롱즈)과 메츠의 셰이구장(퀸즈)을 지하철로 이동할수 있어 ''지하철(서브웨이)시리즈''라고 불리는 이 경기에 대한 뉴요커들의 관심은 거의 광적이다.

시 당국은 두 역을 직접 연결하는 ''특별열차''를 운행중이고 뉴욕타임스등 이곳 신문들은 매일 1면 머리기사를 비롯 몇 페이지씩 야구소식을 전하고 있다.

스포츠기사를 잘 다루지 않는 월스트리트저널까지 이례적으로 많은 야구기사를 싣고 있다.

TV뉴스나 쇼프로 진행자들은 거의 모두 야구모자를 쓰고 나온다.

뉴욕주 상원의원자리를 놓고 격돌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민주)과 릭 라지오(공화)도 각각 양키즈와 메츠 팬임을 선언하고 치열한 응원전을 벌이고 있다.

물론 뉴요커들의 열광적인 잔치를 보는 다른 지역 미국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야구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은 원래 뉴요커들을 싫어한다.

양키즈가 리그우승 37회,월드시리즈우승 25회등 너무 ''잘나가는'' 팀인 탓이다.

게다가 이번엔 뉴욕팀끼리 붙었으니 심기가 편할리 없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를 돈잔치로 폄하한다.

양키즈와 메츠 선수들의 연봉합계가 프로야구구단중 1위와 3위팀이니 그런 비난이 나올만도 하다.

그러나 미국은 철저한 자본주의 국가.

투자한만큼 돈을 번다는 논리가 그대로 통하는 사회다.

이번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갈 경우 뉴욕시는 2억4천6백만달러의 특수(시당국 집계)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야구의 상징인 모자판매량이 올해 2백만개로 지난해(1백20만개)보다 많이 팔린데 이어 지하철시리즈 덕에 1백50만개는 더 나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루평균 숙박비가 3백달러 가량인 6만6천개의 뉴욕시 호텔방중 빈 방이 없을 정도다.

물론 지하철시리즈의 최대 수혜자는 양키즈와 메츠 구단이다.

게임당 입장료 평균수입은 양키구장이 2천5백만달러,셰이구장이 1천8백40만달러에 달한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