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본격적인 막이 오르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역시 경제문제가 최대의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경제는 장기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지금의 호황국면이 91년 3월에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무려 106개월
째 지속되고 있다.

햇수로는 10년째다.

증시도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업률도 전후 최저수준인 4.1~4.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역시 2%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실물과 금융시장, 노동시장간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신경제"니 "골디락스 경제"라는 찬사까지 나온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미국경제에 대한 거품우려가 강하다.

현재 미국 국민들의 저축률은 마이너스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장기호황이
유지되는 것은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소득 효과에 기인하는 측면이 강하다.

주가가 폭락할 경우 곧바로 경기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무역적자도 문제다.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2천4백억 달러를 기록했다.

금년에도 무역적자 축소에 노력하지 않을 경우 무려 3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는 이같은 경제상황을 놓고 양당간의 해석이 크게
엇갈릴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민주당은 현재 미국경제의 장기호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제의 펀드멘털(기본여건)이 건실하며 앞으로 예상되는 부작용도 충분히
조절해 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공화당은 미국경제가 장기호황을 보이고는 있지만 저축률 감소,
무역적자 확대가 계속되면 경기침체를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 주가도 거품이며 이것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비용을 치른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세금감면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해 실물경제를 견실하게 다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부시 진영은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재정흑자 1조 달러중 8천억
달러를 감세해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공화당의 주장대로 감세를 단행할 경우 소비가 늘어나
인플레를 촉발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클린턴 행정부처럼 재정흑자로 정부부채를 줄이고 빈곤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산업정책의 경우 양당은 정보통신 등 첨단분야에서 미국의 비교우위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분야에서는 "미스터 인터넷"으로 불리는 고어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

98년말에 부시 진영이 서둘러 "정보기술자문위원회"를 만든 것은 이 분야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통화정책의 경우는 공화 민주 양당이 그린스펀 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동일한 입장이다.

부시 고어 두 후보 모두 그린스펀을 미 역사상 가장 훌륭한 연준의장으로
보고 있다.

대외경제정책과 관련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21세기 국제교역질서를
결정한 뉴라운드에 대한 양단간의 견해차다.

그동안 범세계주의(globalism)가 최선의 통상정책이라고 주장해온 공화당은
지금의 WTO(세계무역기구)체제와 앞으로 추진될 뉴라운드 협상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도 자유무역을 지지하지만 교역상대국의 불공정무역행위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보복조치를 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상당기간 무역적자 문제가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민주당이
다시 집권하면 수퍼 301조와 같은 국내법을 계속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대외 금융정책에서는 전통적으로 시장원리를 중시하는 공화당은 가격변수는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시 후보의 경제정책을 자문하고 있는 린제이는 미국경제가 언젠가는
무역적자 문제 때문에 침체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한 달러화가 시정돼야 무역적자가 축소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그동안 클린턴 행정부가 추진해온 강한 달러 정책을 계속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처럼 저축률이 마이너스인 상황하에서는 강한 달러화 정책을 추진해야
외국자본을 끌어 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호황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번 대선에서 어느 당이 승리하든 격렬한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그동안
제기돼온 미국경제의 약점이 보완될 전망이다.

그럴 경우 21세기에도 미국은 세계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바로 이 점이 세계인들이 미국선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 한상춘 전문위원 schan@ked.co.kr >


[ 2000년 미 대통령 선거 단계와 일정 ]

<> 각 주별 예비선거.당원집회 (2000.1.24~6.6)

<> 전당대회 : 각 당 정.부통령 후보 지명

- 공화당 : 7.29~8.4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 민주당 : 8.14~17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 각 당 선거 유세

<> 일반투표 : 유권자들, 대통령 선거인단 선출 (사실상 대통령 선거) 11.7

- 각주별로 인구 비례따라 대통령 선거인단 할당
- 유권자들 지지하는 대선후보에 따라 대통령 선거인단에 투표(간접선거)
- 각주별 최다득표 후보가 해당주에 할당된 선거인단 전체를 독점
- 자신을 지지하는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 후보가 당선

<> 선거인단에 의한 대통령 선거 (각주에서 실시=요식행위) 12.18

<> 개표 (상하 양원 합동회의서) 2001.1.6

<> 신임대통령 취임 1.20 정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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