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지난달 30일 "빈곤 퇴치"를 21세기 최대
과제로 설정하고 28일부터 사흘간 워싱턴에서 열린 연차총회를 마감했다.

미셸 캉드쉬 IMF 총재는 폐막 연설에서 "국제 금융계가 시급히 풀어야 할
의제로 빈곤과의 전쟁을 설정했다"며 "각국 정부는 약속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를 도와 달라는 편지를 품에 안고 유럽 밀입국을 시도하다
숨진 기니 소년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상기하고 "가난한 자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이자"고 역설했다.

이와관련, 각국 재무장관들은 세계 최빈국들의 부채 감면을 위해 2백70억
달러의 자금을 기부키로 합의했다.

또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빚을 지고 있는 최빈국들의 부채를
1백% 탕감해 주기로 했다.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는 "2025년까지 40억명의 사람들이 하루 평균
2달러 미만의 푼돈으로 생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 추가적인
빈곤 근절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무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도 최빈국 지원과 관련, 오는 11월
열리는 WTO 협상에서 선진국들이 최빈국에 시장을 대폭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MF와 세계은행도 이번 협상이 "개발 라운드"가 돼야 한다고 전제, 세계
최빈국의 수출품에 대해 선진국들이 시장 개방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차총회에서는 국제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하기 위해 금융 개혁을
가속화 한다는데도 의견을 모았다.

이와관련, 금융개혁의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선진국과
개도국이 새로운 금융문제협의기구인 G20을 창설키로 했다.

엔화 급등과 관련해서는 서방 선진7개국(G7)은 당장 협조개입에 나서지는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캉드쉬 총재는 "일본은 엔화 급등을 막기 위해 시장에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것으로 믿으며 G7의 개입이 필요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MF는 25년전 임시기구로 설립한 최고 정책결정기구 잠정위원회(IC)의
명칭을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로 바꾸고 이 위원회에서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도 다루기로 했다.

IMF 잠정위원회는 또 매년 봄과 가을 재무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정기회의에 앞서 차관급 예비모임도 개최키로 합의했다.

< 김선태 기자 orc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