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철강회사인 수도강철의 당서기겸 총경리 주관무(77)가 노령
으로 인한 활동의욕 상실로 교체됐으며 그의 아들로 수도강철의 홍콩대표인
주북방도 경제부정사건에 연루돼 체포됐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주의 교체를 노령과 이로 인한 업무의욕 상실 때문이라고
전하면서 주부자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수도강철의 전체 종업원들은 의욕적
으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주가 막후최고실권자 등소평(90)의 직계
인물로 알려져온 점등에 비추어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사정에 밝은 북경의 서방외교관들 사이에서는 노환으로
국정지도력을 상실한 등의 사후에 대비, 중국 최고지도부가 그 주변인물들에
대한 정비작업에 착수한 것 같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체포된 주북방도 등의 차남인 등질방과 가까운 사이로 부동산사업분야에서
호흡을 맞춰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주관무의 후임에는 기술관료출신으로 광산부 부부장을 지낸 필군(55)이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홍콩의 주식시장이 크게 동요하는 등 "주부자수난"의
정치,경제적 파문이 중국안팎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부자에 대한 해임및 체포파문은 20일 주말을 넘기고 개장한 홍콩증권
거래소에 즉각적으로 파급돼 주부자가 이끌어온 수도강철총공사(통칭 수장)
의 홍콩계열기업인 수장국제, 수장과기유한공사, 해성집단 등 5개 기업의
주식거래가 전격 중단됐다.

홍콩증권거래소측은 이들 5개 계열기업이 주부자가 각각 해임, 체포된 후
거래중단을 요구했다고 설명했으나, 이같은 거래중단이 "주부자 거세"를
중국 권력투쟁의 일환으로 일제히 풀이한 홍콩언론들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수장그룹과 관계가 있는 홍콩기업들의 주가가 이날 일제히 곤두박질침
으로써 주부자 거세가 등소평사후를 노린 중국 권력투쟁의 시작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이 홍콩증시에서 그대로 표출됐다.

수장그룹은 사회주의 체제에 자본주의를 접목시키는 등의 꿈을 구현하는
본보기로서 등이 중시해온 기업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