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와 새마을금고 부실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국내 증시가 연일 내려앉고 있다.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최근 4거래일 동안 기관은 2조8000억원에 달하는 매물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이달 하순까지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쏟아지는 기관 매물

기관 2.8조 매물 폭탄…코스피 4일째 내리막
7일 코스피지수는 1.16% 하락한 2526.71에 마감했다. 지난 4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장중 낙폭이 커지며 한때 2515.07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0.37% 떨어지며 867.27에 마감했다.

기관은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에서 761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증시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45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홀로 761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기관과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냈다. 특히 기관은 최근 4거래일(7월 4~7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2조8228억원어치 매물 폭탄을 국내 증시에 쏟아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2113억원어치 순매도하는 데 그쳤다. 이날 증권가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기관 매도가 이어지며 2.3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6월 FOMC 회의 의사록이 공개된 후 금리 인상 우려가 커져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5일 공개된 6월 FOMC 의사록에는 “FOMC 위원 중 일부는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선호하거나 지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6월 기준금리 동결이 ‘만장일치’가 아니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가 다시 나타났다는 것이다.

6월 미국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인 점도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이라는 근거가 되고 있다. 전날 발표된 ADP 미국고용보고서에 따르면 6월 미국 민간부문 고용은 5월 대비 49만7000여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2만 명의 두 배 이상이다.

○“실적 우량 종목으로 대응해야”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반반’에서 ‘확신’이 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며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특히 기관투자가들은 주식자산 위험을 회피(헤지)하기 위해 매도세를 보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 자금 이탈 등 국내 요인도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증시 불안이 가중되면서 단기적으로 기관발 매도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넘어선 뒤 차익 실현 물량도 꾸준히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25~26일 예정된 FOMC까지 국내외 증시가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악재를 소화하는 과정에 주가는 단기 횡보 가능성이 커졌다”며 “펀더멘털이 견고한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단기 조정을 버텨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태웅/성상훈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