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입국장.(사진=한경DB)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사진=한경DB)
다음달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동안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면세업계의 매출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인들의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와 보복 소비 수혜를 크게 누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호텔신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00원(1.38%) 하락한 7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호텔신라 주가는 3.56% 하락하며 박스권에 갇혀있다.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탓이다.

호텔신라의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한 1조2999억원이었지만 영업적자 6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면세 시장 내 높은 경쟁 강도는 유지되는 반면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구매 수요가 감소한 영향 등으로 적자를 냈다.

하지만 증권가는 다음달부터 중국 관광객이 국내로 본격 유입되면 호텔신라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중국발 입국자의 한국 입국 후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를 해제하기로 했다. 중국 코로나 상황이 안정세이고 우려했던 신종 변이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판단, 지난달 2일부터 중단해온 중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이달 11일 재개했다. 또한 정부는 중국발 항공편을 주 62회에서 이달 말까지 주 80회로 증편하고 3월부터는 주 100회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최근 한국은행이 공개한 'BOK이슈노트:중국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지난해 약 20만명에 그친 중국 관광객은 올해 200만명 수준 회복이 예상된다. 중국인들은 세계 관광 시장의 '큰손'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 소비하는 1인당 지출액도 2019년 기준 1689달러로 미국(1106달러)이나 일본(675달러)보다 높았다.

중국 국적 소비자들은 다른 국적 소비자들에 비해 해외 여행 시 공항 면세점 및 해외 매장에서 럭셔리 구매 비중이 높다. 코로나 기간 해외 여행 제한으로 럭셔리 구매가 급감, 해외 여행 재개 시 보복 소비 수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 국적 럭셔리 소비는 전년 대비 43% 성장, 2019년 90% 수준까지도 예상된다.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소비 증가는 따이공의 구매여력을 확대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개별자유여행(FIT)의 유입 확대로 면세점들의 따이공향 매출 비중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사드(THAAD), 2020년 코로나19를 거치며 따이공 의존도가 높아져 경쟁이 치열했지만 올해 2분기부터 알선수수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는 FIT 입국이 본격화되고 이들이 시내면세점으로 집중될 경우 수익성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