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왼쪽 세 번째)과 권익범 대표(왼쪽부터), 하태환 드림팩토리본부장, 이석장 대표가 24일 경기 평택시에 있는 첨단 공장 ‘드림팩토리’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이디야커피  제공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왼쪽 세 번째)과 권익범 대표(왼쪽부터), 하태환 드림팩토리본부장, 이석장 대표가 24일 경기 평택시에 있는 첨단 공장 ‘드림팩토리’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이디야커피 제공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이디야커피가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이미 ‘레드오션’에 들어갔다고 판단하는 국내 시장에서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에 매달리기보다 해외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경기 평택시에 400억원을 투자해 준공한 커피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동서식품의 ‘맥심’이 하지 못한 ‘K커피믹스’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세계인이 이디야를 맛보게…”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지난 23일 평택시에 있는 커피 생산공장 ‘드림팩토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라며 “연내 괌에 1호점을 열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괌 가는 이디야커피…"해외서 미래 찾는다"
이디야커피는 매장 3000여 개를 보유한 국내 1위(매장 수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다. 아직 해외 매장은 없다. 2005년 중국 베이징에 해외 1호점을 열었다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2008년 문을 닫았다. 문 회장은 “과거 중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어 오랜 기간 해외 공략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왔다”며 “세계인이 이디야커피를 맛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이디야커피는 괌 1호점을 미국 본토 진출을 타진하는 테스트베드로 삼을 계획이다. 괌은 연간 150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 중 약 50%가 한국인이다.

이디야커피는 리스크(위험)를 최소화하면서 미국 현지 반응을 점검할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다. 괌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북미지역으로 커피 매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게 이디야커피의 계획이다.

커피믹스 수출 ‘승부수’

프랜차이즈 매장에 앞서 커피믹스를 비롯한 인스턴트 커피의 해외 진출은 이미 시작했다. 지난해 4월 미국에 ‘비니스트’ 브랜드로 커피믹스 등 스틱커피의 첫 수출길을 열었다. 이후 중국과 몽골, 대만에 이어 최근에는 호주, 뉴질랜드까지 스틱커피 수출을 확대했다.

이디야커피는 ‘한국식 커피믹스’로 불리는 인스턴트 스틱커피가 맛과 편의성 등의 측면에서 강점이 있어 해외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 부동의 1위인 동서식품이 맥심 브랜드 파트너사인 몬델레즈와의 관계에 따라 공식 수출이 안 되는 만큼 시장을 파고들 여지가 크다는 게 이디야커피의 판단이다. 세계 곳곳에 ‘K커피믹스’ 시장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이디야커피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평택 드림팩토리의 대량 생산 기반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이디야커피는 2020년 4월 연면적 1만3064㎡ 규모의 첨단 커피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세계적 로스팅 기기 제조사인 스위스 뷸러, 독일 프로밧사의 최신식 설비를 도입하고 원두 로스팅뿐 아니라 파우더 등 원재료와 스틱커피, 커피믹스 생산도 자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드림팩토리가 준공되기 전에는 동서식품 공장에 커피 생산을 의존해왔다.

중저가 커피시장 공략을 표방하는 이디야커피는 2001년 3월 중앙대 1호점을 시작으로 최대 3500호점까지 매장을 여는 등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본사 기준 매출은 2433억원으로 전년보다 8.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35.7% 늘었다.

하지만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 저가 프랜차이즈가 급성장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디야커피는 이 과정에서 폐점이 늘어나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