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응원 캠페인’, 대학생 편
신한금융투자 ‘응원 캠페인’, 대학생 편


증권사 광고는 대개 직설적이다. ‘수수료가 무료다. 서비스가 편리하다. 우리는 당신의 투자 파트너다’처럼 직설적 표현을 사용한다. 증권사 고객은 자신의 돈을 투자해 수익을 올리려는 사람들이란 점을 감안해, 직설적이고 이성적인 메시지로 어필하려는 광고가 대부분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부터 색다른 캠페인을 선보였다. 직설적, 이성적 메시지 대신 감성적 메시지를 담은 ‘응원 캠페인’이 그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었던 상황에서 그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신혼부부 편’을 시작으로 작년 9월과 10월에 ‘소상공인 편’과 ‘취업준비생 편’을 공개했다. 올해는 5월에 ‘대학생 편’을 선보였다. 4편 모두 유튜브 조회 수가 각각 1200만 회를 넘었다. ‘대학생 편’의 경우 2000만 회를 돌파했다. 그동안 ‘응원 캠페인’의 총 동영상 조회 수는 7000만 회에 달한다.

각종 광고제에서 연이어 수상한 것도 ‘응원 캠페인’의 성공을 입증했다. ‘소상공인 편’은 2021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브랜디드콘텐츠 부문 은상, 2021 서울영상광고제에서 코로나19 극복 부문과 브랜디드콘텐츠 비디오 부문 파이널리스트를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에피 어워드 코리아에서 위기대응 부문 브론즈를 수상했다. ‘취업준비생 편’은 유튜브 애즈 리더보드 2021년 4분기 1위에 올랐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금융회사에 대해 차가운 이미지를 가진 고객이 많은 상황에서 따뜻하게 고객을 생각하는 진심을 전해야 한다는 이영창 사장의 경영방침 덕분에 증권업계에서는 흔치 않은 감성적 캠페인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응원 캠페인’이 성공을 거둔 세 가지 비결을 소개한다.

캠페인 성공 비결 1
“공감 포인트를 잡았다”

캠페인의 주제가 ‘응원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들이 왜 응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공감 포인트를 잡는 게 중요했다. 응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사람들이 공감할 수 없다면 그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힘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응원 대상을 신중하게 선정했다.

‘신혼부부 편’은 비싼 집 값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소상공인 편’은 코로나19로 지친 소상공인 사례를 담아 공감을 받았다. ‘광고를 찾아보게 될줄은 몰랐네요. 자영업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공감되고 너무 울컥하네요. 항상 외롭고 쓸쓸한데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좀 더 힘내볼게요’같은 공감의 댓글이 쏟아졌다.

‘취업준비생 편’에 대해서는 ‘어쩌다가 광고 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 나오네…. 올해 소방공무원 구급대원 불합격 소식 통보받고 내년에는 무조건 합격해서 남을 도와 줄 수 있는 구급대원이 되고 싶네요. 좋은 영상 만들어주셔가지고 감사합니다^^’, ‘나만 원점이네라는 (광고 속 배우의) 말이 너무 슬프고 와닿네요’라는 공감 댓글이 등장했다.

‘대학생 편’에 대해서는 ‘다들 코로나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들다고만 하지ㅜ 대학 생활 폭망한 20학번 ,21학번 응원해주는 광고는 처음이라 감동ㅜ’이란 댓글이 공감을 표시했다.

캠페인 성공 비결 2
“리얼리즘을 살렸다”

응원할 대상을 선정한 뒤엔, 그들이 겪는 다양한 실제 에피소드를 발굴해 리얼리즘을 살렸다. 그런 리얼리즘이 공감 포인트를 강화시킬 수 있어서다.

신한금융투자 광고 담당자와 자영업자 친구의 실제 이야기, 광고대행사 디렉터의 단골 가게 인스타그램 피드, 재택근무하면서 들었던 생각, 인턴을 받고 정규직 채용을 못하고 보냈던 기억, 인턴을 하고 떨어졌던 경험 그리고 주변 대학생 후배들의 한탄까지, 직간접적으로 실제 응원 대상의 이야기와 경험을 발굴했다. 그런 에피소드를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어떻게 정부기관도 아닌 증권사 광고가 자영업자 고충을 그대로 갈아넣었네요. 괜히 눈물나서 찾아보고 들어옵니다. 자영업자들 힘냅시다’(소상공인 편 댓글), ‘현실이랑 똑같아서 눈물나네요. 코로나 학번들 화이팅!’, ‘제대로 현실고증이네여 ㅠ 내 일상 찍어갔넹. 그래두 빛나는 내일을 위해 힘내봅시다!’(대학생 편 댓글) 등 리얼리즘에 공감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신한금융투자 ‘응원 캠페인’, 소상공인 편
신한금융투자 ‘응원 캠페인’, 소상공인 편


캠페인 성공 비결 3
“뮤직 드라마 형태로 몰입도 높였다”

‘광고 너무 좋은거 아니에요? 드라마 한 편 본 것 같은데’
‘취업준비생 편’에 달린 댓글이다. ‘응원 캠페인’의 동영상이 음악과 영상미가 어우러진 뮤직 드라마 형태로 만들어져 이런 반응이 많았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스토리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곡을 선정해 영상의 몰입도를 높였다”며 “유튜브 콘텐츠는 빠른 호흡이 특징인데 이런 몰입도 덕분에 3분 가량의 ‘장초수 콘텐츠’인 응원 캠페인 동영상을 끝까지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신혼부부 편’의 경우 커피소년의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가 배우들의 감정과 상황을 절묘하게 표현함으로써 시청자들이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 괜찮다 말해 줄게/ 다 잘 될 거라고 넌 빛날 거라고/ 넌 나에게 소중하다고/ 모두 끝난 것 같은 날에/ 내 목소리를 기억해/ 괜찮아 다 잘 될거야’

■ 마케터를 위한 포인트

‘타이밍’이 성공의 관건일 때가 많다. 신한금융투자의 ‘응원 캠페인’이 바로 그런 경우다.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힘든 상황에서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선택한 것은 최적의 타이밍이었다. 캠페인의 기획 의도가 CEO의 경영방침에 부합한 점도 캠페인 성공을 위한 좋은 타이밍이었다.

타이밍이 좋았더라도 어떻게 실현시키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응원 캠페인’은 응원할 대상자들이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리얼리즘을 살리고, 뮤직 드라마 형태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점이 돋보인다. 그래서 ‘내 얘기, 우리 얘기’라고 느낀 사람들이 많았고 캠페인은 성공했다.

장경영 선임기자

■ 전문가 코멘트


□ 천성용 단국대 교수

가끔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브랜드를 무작정 선택해달라고 호소하는 광고, 프로모션을 볼 때가 있다. 그런데 이는 매우 비효율적이고 성공 가능성도 낮은 마케팅 전략이다. 소비자들의 선택 과정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구체적으로 “인지(Awareness)-지식(Knowledge)-호감(Liking)-선호(Preference)-확신(Conviction)-구매(Purchase)”로 이어지는 “Buyer-readiness Stage”, 즉 소비자 구매 준비 단계를 거친다.

첫번째 단계는 해당 브랜드가 있다는 것을 우선 “인지”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단 우리 브랜드가 시장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알지도 못하는데 선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두번째 단계는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의 특징이 무엇인지, 다른 브랜드와의 차이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즉 브랜드에 대한 “지식”이 형성되어야 한다.

세번째 단계는 우리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감정(Feeling)”을 형성하는 것이다. 여기서 감정은 다시 다음의 세가지 과정(호감-선호-확신)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호감”이다. 다시 말해 우리 브랜드를 일단 좋아해야 한다. 적어도 우리 브랜드를 싫어하면 안 된다.

다음 단계는 경쟁사 브랜드보다 우리 브랜드를 “더 좋아해야” 한다. 즉 “선호”가 형성되어야 한다. 아마도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 브랜드를 특별히 싫어해서가 아닐테다. 단지 다른 브랜드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브랜드를 상대적으로 더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언제나 중요하다.

확실한 선호가 형성된 소비자는 다음 단계인 “확신”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구매”로 이어지게 된다. 이처럼 소비자의 최종 선택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련의 과정을 거쳐 결정된다.

신한금융투자 광고의 경우 특별히 “호감(Liking)” 형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로 힘든 시절을 함께 경험한 소비자들에게 신혼부부, 대학생, 취업준비생, 자영업자를 응원하는 따뜻한 스토리는 이를 시청하는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공감과 감동을 주었다. 이 공감, 감동은 결국 신한금융투자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별히 신한금융투자의 고객이 아닌 잠재 소비자에게 호감을 형성시키는 일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 광고로 인해 형성된 호감이 향후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선호, 확신, 구매로 이어지는 밑바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호감이 형성되어야 선호도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마케터가 소비자의 구매 준비 단계를 잘 이해하면 최종 목적지인 소비자의 “선택(Choice)”에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 최현자 서울대 교수

광고에서 소구(appeal)는 소비자에게 정보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표현전략이다. 이성적 소구와 감성적 소구, 그리고 두 가지를 조화시킨 소구 등 세 가지가 있다.

이성적 소구는 제품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소비자가 실용적 측면에서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도록 유도한다. 관여도가 높아 소비자가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는 제품에 효과적이다. 이성적 소구는 그 유형을 명시적 표현 광고, 암시적 표현 광고, 증언 광고, 비교 광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명시적 표현 광고는 제품의 특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암시적 표현 광고는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상징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한다. 증언 광고는 해당 제품을 사용해 본 소비자를 등장시키는 방식이고, 비교 광고는 몇 가지 제품 속성에 대해 자사 브랜드와 경쟁 브랜드를 비교하는 것이다.

감성적 소구는 합리적인 설득보다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특별한 감정에 호소한다. 식품이나 음료 같은 저관여 제품이나 소비자들이 이미 해당 제품을 잘 알고 있는 경우에 적절하다. 감성적 소구의 유형은 온정적 감정소구 광고, 유머소구 광고, 공포소구 광고 등이다.

온정적 감정소구 광고는 소비자가 사랑, 가족애, 우정, 그리움 등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유머소구 광고는 즐거움이나 기쁨을 유발한다. 공포소구 광고는 소비자가 어떤 행동을 하지 않으면 위험이 발생할 것이라는 위협적 메시지를 제시한다.

이성과 감성을 조화시킨 소구는 감성적 소구로 소비자의 관심을 유발하기는 했지만 구매로 연결시키기에는 부족한 경우에 적합하다. 감성적 측면에 제품을 구매해야 할 합리적 이유를 적절하게 조화시켜야 성공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응원 캠페인’은 감성적 소구 가운데 온정적 감정소구 광고에 해당한다. 케이스스터디 기사가 지적한 것처럼 증권사 광고는 직설적 표현을 사용한다. 이성적 소구 가운데 명시적 표현 광고가 많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응원 캠페인’은 온정적 감정소구 광고로 차별화에 성공해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앞으로 광고와 마케팅 차원을 넘어 실제 상품과 서비스에서 소비자를 위한 진심을 보여줘야 소비자들의 공감이 구체적인 성과로 현실화될 것이다.

신한금융투자가 힘내라고 응원했던 신혼부부, 자영업자, 코로나로 인해 대학에서의 추억을 잃은 코로나 학번들에게 “우리의 응원은 진심이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격려 상품’, ‘위로 서비스’는 무엇이 있을까? 신한금융투자가 풀어야 할 다음 숙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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