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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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발표된 1월 미국 고용지표가 기준금리 조기 인상 우려에 불을 붙이며 7일 국내증시를 짓눌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세도 국내증시에는 악재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0.19% 내린 2745.06에 거래를 마쳤다. 2750.70에 개장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장 초반 한때 2718.94까지 내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0억원, 기관은 834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 10위권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8.73%), 카카오(1.03%)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은 0.38% 내린 899.40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시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시에 악영향을 줬다. 지난 4일 미국에서 1월 고용보고서가 나왔는데 비농업 취업자 수가 46만7000명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3배 이상 웃돌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 확대에 불구하고 고용 정상화 과정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 긴축 속도와 강도에 대한 불안심리가 증폭돼 위험선호 심리가 일부 후퇴했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회복하려면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가파른 에너지 가격 상승은 경기 침체와 인플레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하는 원유가 끊기는 최악의 경우 하루 550만 배럴의 원유 공급이 줄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70~80달러에서 120~150달러까지 상승 가능하다는 추산이다.

통상 수요가 부족해 국제유가가 오르는 건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다. 그만큼 경제활동이 활발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급 차질로 국제유가가 오르는 건 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1970~1980년대 오일쇼크와 당시 경기 침체가 대표적 사례다. 유진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미국 경기침체 직전 국제유가는 매번 전년 대비 100% 이상 올랐다.

지난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26% 급등한 배럴당 92.31달러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4년 9월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국인 데다가 수출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가격에 취약하다.

허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부진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과 LG에너지솔루션 영향과 더불어 무역적자 영향도 있다"며 "한국 증시가 보다 안정적으로 바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유가 안정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