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큰손이 반한 사모펀드"…타임폴리오, 1200억원 '완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3년8개월 만에 출시한 멀티전략형 헤지펀드 ‘더타임-블랙’이 모집과 동시에 1200억원어치를 완판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됐지만 운용 능력이 검증된 운용사로는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는 지난달 삼성증권을 통해 더타임-블랙을 독점판매했다. 설정(1월 10일)에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의 4배가 넘는 4850억원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는 삼성증권 전국 PB센터를 통해 이뤄졌다. 투자금액을 기준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면 가입자 대부분이 서울에서 나오기 때문에 부산, 대구 등 주요 지역에도 판매물량을 할당했다.

이번 더타임-블랙 가입자 중에서는 혼자서 100억원을 확정한 고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운용사들이 100억~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설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과 대조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고객과 판매사들이 사고가 나지 않을 만한 ‘확실한 상품’을 찾으면서 업력이 길고 수익률이 높은 운용사로 투자금이 더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임폴리오는 강남 자산가들 사이에서 ‘손실을 내지 않는 운용사’로 입소문이 나며 국내 1위 사모펀드 운용사로 성장했다. 타임폴리오 헤지펀드(더타임 기준)의 2016년 설정 이후 수익률은 141%다. 연평균 수익률이 16.9%로 코스피지수 수익률(연평균 7.46%)을 두 배 이상 웃돌고 있다.

타임폴리오가 멀티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를 출시한 것은 2018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멀티전략 헤지펀드를 출시해달라는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더타임-블랙을 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롱쇼트, 대체투자, 이벤트 드리븐 등 다양한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멀티전략은 타임폴리오의 대표 운용 스타일이다.

더타임-블랙은 크게 4개 전략으로 운용된다. 자산의 50~60%는 국내 주식 롱쇼트, 10~20%는 해외주식 롱쇼트 전략으로 운용된다. 롱쇼트에 대부분 자산이 투자되는 것은 시황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롱쇼트란 매수(long)와 매도(short)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 관련 사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등 대체자산에도 10~20%가 투자된다. 원자재, 국채, 통화 등 글로벌 매크로 자산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의 이슈를 노리는 이벤트 드리븐 전략(자산의 0~10%)을 병행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