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값 예측하는 '차트 분석', 믿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한경 코알라]
코인값 예측하는 '차트 분석', 믿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한경 코알라]
1월 6일 한국경제신문의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코알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주 5회, 매일 아침 발행하는 코알라를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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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분석이란?

SNS에서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를 검색해보면 캔들 차트에 복잡한 선들을 그려놓고 그래프를 늘였다 줄였다 하며 해당 코인의 미래 가격을 예측하는 콘텐츠들이 많이 보인다. 이런 방식으로 가격을 예측하는 것을 투자 용어로 ‘기술적 분석’이라고 부른다.

위키백과에서 설명하는 기술적 분석의 정의는 아래와 같다.

“기술적 분석은 주식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기법 가운데 하나다. 주로 시세 동향 그래프(차트)를 이용해 분석한다. 기본적 분석과 대비되는 분석 기법이다.”

기술적 분석을 이용하는 트레이더들은 과거 가격의 패턴을 보고 시장의 심리를 비롯한 다양한 시그널을 읽은 후 주식을 살지 혹은 팔지를 결정한다. 주로 기업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미래 주가를 계산하는 기본적 분석과는 사뭇 다른 방법이다.

기술적 분석이 좋은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월가의 전설’ 피터 린치는 기술적 분석을 ‘백미러를 보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깎아내렸다. 과거 가격 패턴만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오랜 기간 주식 시장을 연구한 전문가들도 무슨 방법을 쓰든 지속해서 시장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기술적 분석의 종류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기술적 분석 방법은 저항선, 지지선, 이동 평균선, MACD 등 다양한 패턴들을 이용해 시장이 주는 시그널을 포착한 뒤 지금이 살 때인가 팔 때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아래는 트레이더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패턴들이다.

페넌트 형 패턴
페넌트 형 패턴은 두 개의 추세선이 한곳에서 만날 때 발생한다. 좀 더 정확히 설명하면 하나의 추세선은 밑으로 향하고, 다른 하나의 추세선은 위로 향하여 한 곳에서 만나는 모양이다(아래 그림). 보통 페넌트 형 패턴이 형성되는 중에는 거래량이 감소하다가, 갑자기 거래량이 늘며 가격도 따라 급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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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 패턴
플래그 패턴은 두 개의 추세선이 평행을 이뤄 위 또는 아래로 향할 때 나타난다. 주로 위로 향하는 플래그 패턴이 나타나면 하락 후에 박스권 및 수렴하는 형태를 보이다가 추가 하락을 기대할 수 있고, 아래로 향하는 플래그 패턴이 나오면 상승 후에 박스권 및 수렴 형태를 띠다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아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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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앤숄더 패턴
시장이 장기간의 랠리 후 고점을 찍고 하락 반전할 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다. 언뜻 보면 왼쪽과 오른쪽 어깨의 생김새가 똑같이 닮은 것 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오른쪽 어깨의 저점이 목선(Neckline, 머리와 어깨를 구성하는 고점들 사이의 두 개 저점을 연결하여 만든 선)보다 밑으로 내려오며 본격적인 하락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헤드앤숄더는 상승에서 하락으로 추세가 전환될 때 자주 출몰하는 패턴 중 하나이다.
코인값 예측하는 '차트 분석', 믿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한경 코알라]

가격 신호

“자유시장 경제에서 가격은 정보 교환의 신호이다. 가격은 단순히 자본가들이 돈을 벌기 위해 쓰는 도구가 아니라, 생산의 복잡한 과정을 담아 전 세계에 공유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정보의 시스템이다.”
─ 사이페딘 아무스(Saifedean Ammous, ‘비트코인 스탠다드’ 저자)
가격은 자유시장 경제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개개인이라면 누구나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을 보고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가격에는 상품에 대해 시장이 판단하는 거의 모든 정보가 들어있다. 그것이 어떻게 생산되었는지, 누구를 거쳐 유통되었는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사람들이 얼마나 그것을 원하는지 등이다. 다시 말하면 가격은 상품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가 압축되어 특정 숫자로 표기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암호화폐에 대한 우리 개개인의 매수 및 매도 결정도 그 하나하나가 정보로서 시장에 전달되어 가격에 반영된다. 유명한 ‘효율적 시장 가설’에 따르면 가격은 상품에 대해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빠르게 반영하며, 따라서 그 정보들을 이용하여 장기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트레이더들은 과거 가격 데이터, 거래량, 지표, 패턴 등 다양한 기술적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정보(가격)이 인간의 심리와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알아내고 이를 통해 매수, 매도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효율적 시장 가설’에 따르면 트레이더가 이런 결정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가격은 시장의 모든 변화를 반영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기술적 분석은 통하지 않는다고 풀이될 수 있다.

결론

만약 자신이 수학과 통계에 기반한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수년간 매일 차트만 쳐다볼 수 있을 만한 성실함과 꾸준함을 갖췄다면 기술적 분석을 누구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만 필자는 기술적 분석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저항선 돌파’, ‘골든 크로스’ 등의 지표들은 투자 결정에 참고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암호화폐처럼 찬반양론이 극과 극으로 대립하는 자산의 경우 가격이나 시가총액이 특정 숫자를 넘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중의 심리가 크게 바뀌고 그 전보다 더 가파르게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약 작년 말 비트코인의 가격이 정말로 1억 원을 돌파했다면 올해 초 암호화폐 시장의 흐름은 완전히 달라졌을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모든 사람의 생각과 마음, 그리고 심리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비트코인 가격이 대다수 사람의 마음속에 각인된 특정 숫자를 넘느냐 마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리고 차트는 이런 시장의 심리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것이니 최소한 어떻게 보는지 정도라도 알아두면 좋다.

물론 가장 확실하게 큰 수익을 내주는 투자법은 애초에 올라갈 종목을 잘 골라서 장기투자하는 것이다. 작년 내내 솔라나를 들고만 있었던 사람과, 샀다 팔기를 반복한 사람 중 누가 더 큰 수익을 냈을까?

자주 투자 결정을 내릴수록 시장에 패할 확률은 반대로 올라간다. 좋은 암호화폐를 선별하여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역량을 먼저 기르고 기술적 분석은 투자 결정에 참고할 보조지표로 활용하면 좋다.
백훈종 샌드뱅크 COO는…

안전한 크립토 투자 앱 샌드뱅크(Sandbank)의 공동 창업자 겸 COO이다. 가상자산의 주류 금융시장 편입을 믿고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샌드뱅크를 만들었다. 국내에 올바르고 성숙한 가상자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매스컴에 출연하여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