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최태원·서경배 제치고 3위
방시혁, 단숨에 '톱10' 진입

이해진, 20위에서 12위로 뛰어
조영식 SD바이오센서 의장은
상장 직후 서정진과 어깨 나란히
김창수 F&F 회장도 11계단↑
코로나19로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면서 주식 부자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인터넷·엔터테인먼트·바이오 분야 기업인들이 약진하고 전통 제조업에 있는 오너들이 순위권에서 밀려났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창수 F&F 회장,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의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코로나19로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면서 주식 부자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인터넷·엔터테인먼트·바이오 분야 기업인들이 약진하고 전통 제조업에 있는 오너들이 순위권에서 밀려났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창수 F&F 회장,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의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코로나19는 산업의 지형도를 바꿔놨다. 친환경, 바이오, 언택트 산업 부상과 4차 산업혁명 가속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주식 부자들의 순위도 뒤흔들었다. 새로운 창업자들이 기업 상장과 이어진 주가 급등으로 신흥 주식 부자 자리에 올랐다.
최태원·서경배 제친 뉴페이스?
가장 눈에 띄게 순위가 상승한 인물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그가 갖고 있는 주식 평가액은 1조9210억원이었다. 지난 21일 종가 기준 8조5731억원으로 6조원 넘게 늘었다. 그는 주식 부자 순위 3위에 올랐다. 유산을 상속받은 삼성 일가를 제외하면 1위다. 김 의장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6위·5조7736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10위·3조5045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7위·4조1685억원) 등 주요 대기업 오너를 제쳤다.

카카오의 라이벌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갖고 있는 주식 가치가 2조6235억원으로 크게 늘며 20위에서 12위로 올라섰다.

K팝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BTS) 인기에 힘입어 소속사인 하이브의 방시혁 이사회 의장은 9위에 올랐다. 주식 평가액은 3조9257억원에 달한다. 하이브가 지난해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뒤 올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방 의장은 단숨에 ‘톱10’에 진입했다. 평가액은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2169억원),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2680억원),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1229억원)의 주식 가치를 합친 6078억원보다 6배 이상 많다.

이 밖에 게임 ‘검은사막’으로 성공을 거둔 펄어비스의 김대일 이사회 의장도 설립 10년 만에 1조8371억원(20위)에 이르는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두 명의 낯선 인물
진단키트 1위 업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1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이사회 의장은 상장 성공 후 19위로 올라섰다. 주식 평가액은 1조8837억원으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18위·2조74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10년 수의학박사 출신인 조 의장이 설립했다. 코로나19 특수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작년 영업이익 738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많은 1조5870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예상 영업이익인 1조48억원보다 많고, 삼성바이오로직스(4276억원 예상)의 4배에 이른다. 코로나19가 낳은 주식 부호란 평가를 받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F&F의 김창수 회장이 눈길을 끈다. 2019년 말 25위에서 최근 14위로 뛰어올랐다. 김봉규 삼성출판사 창업자의 차남인 김 회장은 1992년 F&F를 설립하며 패션업에 진출했다. 베네통, 시슬리, 엘르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와 성공시켰다. 이후 MLB, 디스커버리 등 스포츠 브랜드를 소개하며 F&F를 연매출 1조원에 이르는 회사로 키웠다. 최근 세계 3대 골프용품업체 테일러메이드 인수전(4000억원 규모)에 참가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전체 주식 평가액은 50% 급증
주가 급등으로 이들 슈퍼리치의 주식 평가액도 늘었다. 상위 20명의 주식 평가액은 2019년 말 63조5319억원에서 2021년 7월 93조839억원으로 4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46.3% 오른 코스피지수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보유 주식 수익률(상속 제외)이 가장 높은 사람은 김범수 의장이었다. 2019년 말 대비 수익률이 346%였다. 2위는 김창수 회장(수익률 181%), 3위는 이해진 GIO(129%)였다. 4위는 김대일 의장(110%), 5위는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이사회 의장(94%)으로 집계됐다.

평가액이 줄어든 사람은 서경배 회장과 서정진 명예회장이었다. 서경배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4조9283억원에서 4조1685억원으로 15.42% 줄었다. 코로나19로 화장품의 면세점 판매가 급감한 영향이다. 서정진 명예회장의 주식 평가액도 2조8582억원에서 2조74억원으로 29.8% 감소했다.

이 밖에 고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2위·11조212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위·7조5349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위·7조118억원)은 순위가 4~8계단 상승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5조2206억원)은 1위가 됐다. ‘톱20’ 내에서 순위가 바뀌지 않은 사람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8위·4조420억원)뿐이었다.
팬데믹이 뒤흔든 주식부호 랭킹…1~20위 싹 바뀌었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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