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서도 정작 발원지인 중국 증시 수익률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커지자 지난달 춘제(중국 설) 연휴가 끝난 뒤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등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쓰면서 증시 하락을 방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발원지' 中 증시, 수익률은 세계 1위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1월 23일 이후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은 시장은 중국으로 나타났다. 특히 벤처·창업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한 시장인 차이넥스트(창업판)는 2월 한 달간 15.4%나 올랐다. 선전증시도 12.3%로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을 대표하는 대형주 300개로 이뤄진 CSI300 지수는 6.8%, 상하이지수는 4.9%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과 대비된다. 뉴욕증시는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난 2월 20일 이후 연일 급락하며 한 달 수익률이 다우지수 -10.5%, S&P500 -9.1%를 보였다. 이 기간 일본 닛케이지수도 8% 하락했고, 한국 코스피지수도 6.2% 내렸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2월 독일 DAX지수는 8.9%, 이탈리아 대표 지수인 FTSE MIB는 6.3% 떨어졌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도 같은 기간 9.1% 하락했다.

세계 증시가 이처럼 요동친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만 오히려 상승세를 보인 이유로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꼽힌다. 중국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를 연 4.15%에서 연 4.05%로 인하했다. 또 은행 등 금융권에 제공하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도 0.1%포인트 낮췄다. 상하이증시는 춘제 이후 첫 개장일인 지난달 3일 8%대 폭락을 겪기도 했지만 이튿날부터 반등해 7거래일 연속으로 오름세를 유지하며 낙폭을 회복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