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를 적중시킨 채권시장이 이번달에는 금리 동결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국고채 금리는 하락하고 있지만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연 1.5%)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낮게 전망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날 -0.048%포인트 하락한 연 1.121%로 장을 마감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19일 사상 최저인 연 1.093%까지 떨어졌다가 지난주 독일 중국 등에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나오면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 23일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발표하는 등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시중금리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한은이 오는 3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연속적으로 조정한 사례가 없는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을 웃도는 등 외환시장 불안도 가중되고 있어 30일 금통위에서는 소수의견을 동반한 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한은이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확인한 뒤 10월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 데다 글로벌 금리인하 추세도 유효하기 때문에 한은이 10월과 내년 초 한 차례씩 인하해 궁극적으로 연 1.0%까지 낮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