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실패 우려에 급락했던 바이오주가 1일 일제히 반등했다. 회사 측의 적극적인 해명이 투자자의 불안을 진정시켰다는 분석이다.

'하한가 폭탄' 맞았던 임상 3상株 일제히 반등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메지온은 1만8900원(30.00%) 오른 8만1900원에 마감했다. 메지온은 선천성 단심실증(심장을 이루는 좌심실과 우심실 중 하나가 매우 작은 기형) 치료제인 ‘유데나필’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에서 이뤄진 유데나필 임상 3상이 실패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난달 27일과 28일 각각 28.02%와 23.82% 떨어졌다.

박동현 메지온 대표는 지난달 28일 긴급 기업설명회(IR)를 연 데 이어 30일 주주 서한을 회사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해명에 나섰다. 박 대표는 “확실한 결과값을 얻기 위해 꼼꼼하게 검수 작업을 하다 보니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늦어진 것”이라며 “최종 데이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공매도 세력이 임상 결과를 예측·왜곡해 주가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회사 임직원은 임상 3상 결과가 공시될 때까지 보유한 회사 주식을 단 한 주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을 개발 중인 에이치엘비도 진양곤 회장이 해명에 나선 뒤 반등에 성공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27일 30.00%, 28일 29.96% 떨어졌다. 이날은 8.64% 올랐다. 자회사 에이치엘비생명과학도 29.74%(지난달 27일)와 29.94%(28일) 하락 후 이날 25.22% 상승했다.

지난달 27일 진 회장이 임상 3상의 일부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리보세라닙의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이 내부 목표에 미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 임상 실패 우려가 불거졌다. 에이치엘비는 주주 호소문을 내걸며 진화에 나섰다. 진 회장은 “맥락을 무시하고 임상 실패로 확대 해석하는 것에 당황스럽다”며 “0.5를 1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0.9에만 도달했다고 실패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날 제넥신(10.23%), 레고켐바이오(8.84%), 헬릭스미스(7.35%), 파미셀(6.43%), 셀트리온헬스케어(4.42%), 한미약품(3.47%) 등 제약·바이오주가 대부분 상승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임상 결과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것은 신약 개발사의 숙명”이라며 “개별 기업 이슈와 전체 바이오주에 대한 불신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