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하루 만에 6% 이상 급등하면서 오랜만에 기지개를 켰다. 여름 내내 이어진 폭염과 추석 연휴 등 효과로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가의 발목을 잡던 중국 사업 철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도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은 1만1500원(6.15%) 오른 19만8500원에 마감했다. 롯데쇼핑이 6% 넘는 상승률을 보인 것은 지난 4월2일(6.61%) 후 5개월여 만의 일이다. 최대주주(지분율 38.80%)인 롯데지주 역시 6.73% 상승했다.

실적 개선·中 사업 철수 마무리… 롯데쇼핑, 재상승 시동
롯데쇼핑은 올 들어 중국 사업 철수 여파와 최저임금 인상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4월만 해도 26만원대를 오갔던 주가는 8월22일 연중 최저점인 17만9500원까지 떨어졌다. 2분기 영업이익이 349억원에 그치며 시장기대치(1240억원)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낸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18만원대를 지지선으로 삼으며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고, 11일부터는 사흘 연속 오름세다.

증권업계에서는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백화점과 면세점을 중심으로 유통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아직 공식 데이터가 나오진 않았지만 폭염 영향으로 올 8월 백화점 실적이 전반적으로 괜찮았을 것”이라며 “특히 롯데백화점은 타 백화점 대비 동일점포당 매출증가율 등이 우수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롯데쇼핑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롯데쇼핑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바꾸고, 목표주가도 20만원에서 23만원으로 올렸다. 롯데쇼핑이 3분기 증권가 전망치 평균(1473억원)을 웃도는 16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 마트 사업 철수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12개 마트 중 4곳은 매각 계약을 완료했고 나머지 8곳은 연내 폐점이 확정됐다”며 “마트 폐점과 청산에 따른 충당금을 1500억원 이상으로 충분히 반영해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유상증자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롯데쇼핑이 연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던 2014년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기 위해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양 연구원은 “그동안 낙폭이 과도했던 만큼 어느 정도 만회하는 수준의 반등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중국 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달까지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