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폭염 속에 정부가 중단됐던 일부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시기를 앞당기기로 하면서 한국전력과 원전 관련주가 상승했다.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위협을 받으면서 원전 가동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1100원(3.53%) 오른 3만2250원에 마감했다. 이날 한전이 출자한 발전설비 정비사인 한전KPS(2.70%), 원전 설계사업을 하는 한전기술(1.13%) 등이 함께 상승했다.

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정부가 원전 가동을 늘리기로 한 게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전날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현재 정지 중인 한빛 3호기와 한울 2호기를 전력 피크 기간(8월 둘째 주∼셋째 주) 이전에 재가동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지난 3월 53%까지 떨어졌던 원전 가동률을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여름 하루 최대 전력 수요를 8750만㎾에서 8830만㎾로 수정했다”며 “최대 전력 수요 전망치가 높아지면서 원전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전은 원자력 발전비율이 낮아지면 이익이 줄어드는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원전가동률이 10.1%포인트 떨어지면서 연료비, 구입전력비 등 한전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1조9000억원 늘어났다.

이에 따라 한전은 지난 1분기 127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2분기에도 5137억원(증권사 컨센서스 기준)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주가는 15.5% 하락했다.

하지만 정부가 다시 원전 가동률을 늘리기로 하면서 한전 주가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전 이용률 상승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관련 세금 인하 효과로 2분기를 바닥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도 0.28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