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의 총 판매액이 출시 1년만에 4조2천억원을 넘어섰다. ELS는 수익률이 주가지수나 개별종목 주가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결정되는 금융상품으로 채권과 풋.콜옵션 등에 대한 투자를 병행함으로써 원금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시황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증권사들은 이처럼 신규수익원으로 부상한 ELS에 주목하고 조직개편 등을 통해 ELS를 포함한 파생상품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증시 조정기에도 안정적 수익을 낼 수있는 다양한 구조의 ELS를 잇따라 개발,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 6개사 모집액 4조2천억..수익률 양호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허가와 함께 지난해 4월부터 ELS 판매에 들어간 삼성, LG, 대우, 동원, 굿모닝신한, 하나증권 등 6개 증권사는 현재까지 각종 ELS 상품(공모, 사모)을 통해 모두 4조2천753억원을 모집했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이 KELS(Korean ELS)를 포함, 모두 1조3천730억원을 모집했고 동원증권이 1조1천934억원, 굿모닝신한증권이 4천940억원어치를 각각 판매했다. LG증권과 대우증권은 각각 4천582억원, 4천550억원을 모집했으며 하나증권도 3천17억원 정도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 1년간 확정된 ELS 상품의 수익률도 양호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판매된 ELS가 대부분 만기까지 KOSPI200 등 기준지수가 일정수준에한 번이라도 도달하면 만기수익률이 결정되는 '넉아웃 형'이었고 지난해 4월 이후증시는 줄곧 상승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금까지 수익률이 확정된 ELS 상품은 모두 9종으로 이들의 만기수익률은 연 5.08~14.49% 수준이었다. 동원증권은 지난해 4월 발매한 2년 만기 '발견 오아이스 6호'의 만기수익률이 23.34%로 확정돼 가장 높았고 '발견 오아시스 14호'의 수익률이 0.95%로 가장 낮았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해피엔드 ELS 3호'의 확정수익률이 14.65%로 가장 높았고 지난해 4월 발매된 대우증권의 1년만기 ELS들은 대부분 5~9% 사이에서 수익률이 확정됐다. ◆ 신종 ELS로 '고객 잡기' 삼성증권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서 지난해 발매된 ELS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것은 1조7천억원 규모로 이 중 70%는 1~4월에 몰려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만기자금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신종 ELS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최근 증시가 조정기를 맞고 불확실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작년 ELS의 주종을 이뤘던 '상승형(기준지수 상승시 수익 기대)' 보다는 '양방향(기준지수가 하락해도 수익 기대)'이나 안정적인 우량종목의 주가를 기준으로 삼는 '개별종목형' ELS등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이 최근 내놓은 '6찬스 ELS'는 '상승형'과 '하락형' 두 종류가 있으며 상승형의 경우 만기시점의 기준지수가 가입 당시보다 같거나 높으면 연 9.2%의 수익이 확정되는 반면, 하락형은 같거나 낮은 경우 같은 수익률이 확정된다. 삼성증권은 이같은 양방향 ELS와 함께 조기수익 확정이 가능하고 수익하한선을 둔 ELS와 원금보존형 ELS 등을 다음달 9일까지 집중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지난 24일 LG투자증권이 출시한 'LG ELS 40호'는 상장기업 KT[030200]의 주가와 연동하는 개별종목형 ELS며 이달초 굿모닝신한증권이 모집한 해피엔드 ELS 투스타' 역시 삼성전자와 국민은행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다. ◆ 증권사간 경쟁 심화 복잡한 수익구조로 고객들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달리 ELS판매가 의외로 호조를 보임에 따라 증권사들간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동원증권은 지난 15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자산운용부문에 주가연계증권(ELS)등의 장외파생상품부문을 결합, '자산운용본부'를 신설했다. 현대증권도 이달초 기존 자산운용본부와 법인영업본부 안에 각각 OTC(Over The Counter; 장외거래) 파생상품운용팀과 OTC파생상품영업팀을 신설해 장외파생상품 업무를 강화했다. 대신증권 역시 대신생명 관련 부실 책임을 털고 늦어도 오는 5월말까지 랩 어카운트와 ELS를 포함한 장외파생상품 등 신규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홍성갑 굿모닝신한증권 프로덕트(상품) 센터 팀장은 "ELS의 수익구조가 너무 어려워 상품개발자 입장에서도 초기에 매우 조심스러웠으나 의외로 고객들이 잘 이해하고 투자에 참여했다"면서 "지난 1년간 ELS가 국내 시장에서 비교적 무난히 뿌리를내린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홍 팀장은 이어 "초기에는 3~6개월 만기의 단기형, 상승형 ELS기 주종을 이뤘으나 최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상승여력이 줄면서 만기 1년이상의 장기형과 기초(기준)자산을 다양화한 ELS 상품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향후 개별종목, 몇개 개별종목으로 구성된 종목 바스켓, 통신.반도체 관련주 등의 테마를 기준으로 삼는 더욱 다양한 구조의 ELS가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증권사들이 단 1년간의 ELS 판매로 큰 수익을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수익원으로서 유망하다는 점은 분명히 깨달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