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드 인적분할’ 유니드비티플러스
올 들어 주가 29.35% 하락


한상준 대표 지난달 1만주 장내 매수
자사주 20억 매입으로 주가 부양 의지

“B2C 브랜드 올고다로 고객 접점 강화
기능성 MDF 개발 지속 진행
수소감지테이프 中에 공급 협의”

현금 1024억, 시가총액의 2배
부동산 경기 따라 실적 희비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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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은 올 들어 주가가 43.88% 올랐는데 ‘동생’은 29.35% 하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143위(시가총액 537억원) 유니드비티플러스 이야기다. 이 회사의 전신인 유니드 목재 사업부는 1994년 합판 전문기업 청구물산(1964년 설립)과의 합병을 통해 시작됐다. 이후 2022년 11월 유니드의 목재 사업부를 인적 분할해 유니드비티플러스가 신설 출범하게 됐다.

‘형님 회사’ 격인 유니드(시가총액 6619억원)는 글로벌 가성칼륨 1위로 올해 영업이익 1212억원(하이투자증권 전망)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가가 고공행진이다. 연초부터 증권사 보고서가 10여개 쏟아지며 목표주가 12만원을 외치는 곳도 있다. 현 주가 대비 22.38%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
유니드비티플러스 주가 월봉 그래프 캡처.
유니드비티플러스 주가 월봉 그래프 캡처.

유니드서 나온 유니드비티플러스 … 국내 MDF 점유율 1위


하지만 ‘동생 회사’ 격인 유니드비티플러스는 시장의 관심을 못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주로 가구, 인테리어, 포장재, 생활소품 등에 소재로 사용되는 중밀도섬유판(이하 MDF)을 제조 및 판매한다. MDF는 목재에서 추출한 섬유질을 접착제와 함께 고온 고압으로 압착 성형해 만든 판상재다. MDF 산업은 크기가 작고, 굴곡이 많은 국내산 목재의 활용 가치를 높인다는 점에서 국내 자원 활용 측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 국내산 목재 이용은 나무가 흡수한 탄소를 저장하고, 탄소 흡수 능력이 저하된 고령의 나무를 대체한다는 측면에서도 탄소 중립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니드비티플러스는 국내 MDF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유니드비티플러스 본사에서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유니드비티플러스 제공
유니드비티플러스 본사에서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유니드비티플러스 제공
그럼에도 산업 특성상 B2B(기업 간 거래)에 무게 중심이 실려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는 높지 않다. 5일 유니드비티플러스 관계자는 “신사업의 일환으로 목재 사업 노하우와 전문성을 토대로 자체 MDF를 소재로 하는 옳고 곧고 다른 마루 브랜드 ‘올고다’를 론칭했다”며 “일반 소비자와 접점을 늘려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고다 마루는 수입 합판을 원료로 하는 기존 마루와 달리 자체 개발한 올코어 MDF를 소재로 사용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 및 소비자 친화적 보증 시스템으로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새롭게 떠오르는 수소 안전 관련 사업에 진출했고, 육안으로 손쉽게 수소가스 누출을 감지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국내 및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중국 등 해외 출장 빈도 수가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유니드비티플러스 수소감지테이프 적용 사례. 유니드비티플러스 제공
유니드비티플러스 수소감지테이프 적용 사례. 유니드비티플러스 제공

결혼 많은 2분기 실적 기대 … 올해 흑자전환 목표


1분기 실적은 계절적 비수기 탓에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결혼이 많은 2분기에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사 SUN&L MDF 사업 중단과 판매량&판가 개선 및 MDF 3공장 감가상각 연한 종료에 따른 원가 하락 등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2021년 매출 2202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688억원, 영업손실 41억원을 기록했다. MDF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퀀텀 점프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다만 공급과잉 개선과 기능성 제품 개발을 통한 차별화, B2C 브랜드 ‘올고다’ 론칭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과 흑자전환을 목표로 뛰고 있다.

실적 부진에도 ‘비장의 카드’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024억원의 현금성 자산이 있는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M&A(인수합병)를 추진 중이다. 시가총액의 2배를 현금으로 갖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4.59%에 그친다.
올고다마루 전시장. 유니드비티플러스 제공
올고다마루 전시장. 유니드비티플러스 제공

“中 업체와 수소감지 테이프 공급 협의 중” … 사업 확대 가능성


신성장동력에 대해 더 자세히 물었다. 그는 “올고다 마루를 바탕으로 B2C 사업 확장을 진행 중이다”며 “마루를 시작으로 벽장재, 도어 등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종합 건자재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답했다. 또 “유니드 연구인력의 전원 승계를 통해 방염, 방수, 항곰팡이 등 기능성 MDF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부생수소를 생산·판매하는 유니드의 사업 역량을 토대로 인적분할 이전부터 개발해 온 수소감지 테이프를 국내 및 해외서 영업 중이다”며 “최근 중국 내 수소안전 클러스터를 조성 중인 베이징 소재 중국 업체와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중국의 수소 안전 관리 기술 표준화 수립에도 포괄적인 협력을 하며 관련 사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총 주식 수는 1061만1215주로 최대주주는 유니드글로벌상사(지분 25.06%) 외 특수관계인 13인이 지분 46.98%를 갖고 있다. 자사주는 1.50%, 외국인 지분율은 1.95%로 유통 물량은 약 50%다. 주가 부양 의지로 현재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5일엔 한상준 대표이사가 자사주 1만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한 대표는 지난달 23일 총 1만주를 장내 매수했고, 이는 인적분할 재상장 후 첫 자사주 매입이다. 취득 평균단가는 4989원이다. 사측은 이에 대해 “한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상준 유니드비티플러스 대표. 유니드비티플러스 제공
한상준 유니드비티플러스 대표. 유니드비티플러스 제공

부동산 업황 따라 실적 연동 … 하루 평균 거래량 4만주 그쳐


시장에 덜 알려진 유니드비티플러스는 어떤 회사로 알려지고 싶을까. 회사 관계자는 “목재를 이용한 제품 생산을 통해 국내 산림자원순환 및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며 “기능 측면에서 항상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겠다”고 다짐했다. 또 “아날로그적인 목재산업의 디지털화를 선도하겠다”며 “K가구 플랫폼 아이엠히어 대상 10억원 출자와 자재 온라인 공급망 구축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투자 긍정 요인에 대해 “MDF 산업 국내 1위이기 때문에 건설·부동산 경기 개선 시 수혜가 예상되고, 향후 M&A를 통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힘주었다. 다만 “현재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점과 MDF 사업 성장 제한은 걸림돌이다”고 말했다. 최근 5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도 4만1592주에 그쳐 유통주식 확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금액으로 환산 땐 하루 2억원 정도라 개인 투자자들이 쉽고 빠르게 매매하기 힘들 수 있다.
유니드비티플러스 군산공장 전경. 유니드비티플러스 제공
유니드비티플러스 군산공장 전경. 유니드비티플러스 제공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니드비티플러스는 가구·인테리어 등에 주로 사용되는 목질판상재인 MDF와 마루, LPM 등 MDF를 소재로 하는 2차 가공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며 “2021년 자체 브랜드 올고다 론칭으로 건자재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고 했다. 다만 “국내산 목재를 주원료로 사용하는데 최근 경쟁 심화로 원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원가 부담이 회사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니드 40% 오를 때 유니드티플러스 30% 뚝…대표도 '줍줍'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1400만 개미'와 함께 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주식 계좌가 빨간불이 되는 그날까지 재미있는 종목 기사 많이 쓰겠습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에서 윤현주 기자 구독과 응원을 눌러 주시면 기사를 매번 빠르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