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는 일부의 주장은 한국과 미국의 회계기준을 잘못 이해한데 따른 것으로 회계기준을 통일시킬 경우 하이닉스의 경쟁력이 마이크론에 뒤져 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부장은 21일 "지난 19일 발표된 하이닉스의 3·4분기(7~9월)실적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4·4분기(6~8월)실적을 단순 비교할 경우 하이닉스의 이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오지만 이는 한국과 미국의 회계기준의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전 부장의 이같은 주장은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쟁력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보다 낫다"는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경 10월20일자 11,20면 참조 전 부장은 구체적으로 "국내 회계기준에는 재고자산 평가손이 영업외수지에 포함되는데 비해 미국은 재고자산 평가손이 매출원가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마이크론의 재고자산 평가손 6천58억원을 하이닉스처럼 영업외수지로 분류할 경우 매출총이익률은 마이크론이 마이너스 20%로 하이닉스(마이너스 63%)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마이크론의 경우 영업외비용의 성격이 짙은 1천7백78억원이 판매관리비에 포함돼 있다"며 "이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68%로 하이닉스(마이너스 96%)보다 우위에 서게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회로선폭 0.15㎛(1㎛은 1백만분의 1?)의 비중이 전체의 55~60%에 달하고 있으나 하이닉스는 4%에 불과하다"며 "이런 기술적 차이를 감안하면 마이크론의 원가율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 부장은 "하이닉스의 4.4분기 영업손실이 5천4백65억원으로 3.4분기보다 늘어날 전망"이라며 "하이닉스가 자산매각 등을 통해 올해 1조원이상을 조달한다고 해도 채권단의 신규자금지원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전 부장은 하이닉스의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유동성문제 해결과정에서 주당가치 희석 가능성 등을 감안,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