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뉴진스도 못막은 '하이브' 폭락…추가 리스크 덮쳤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는 올들어 걸그룹 르세라핌(5월)·뉴진스(7월)를 선보여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BTS 멤버들의 입대 우려와 맞물려 주가는 폭락을 이어갔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개월 동안 19만원대에서 11만원대로 40%나 빠졌고, 그만큼 주주들의 원성도 커졌다.

여기에 하이브 주가에 부정적 변수도 등장했다. 이 회사 2대 주주인 넷마블이 보유한 주식을 모조리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넷마블로서는 보유한 주식인 코웨이 스핀엑스 등 보유 주식 가운데 하이브를 후순위로 두고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자금 압박이 커지는 경우 넷마블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 매물이 출회될 우려도 높고 그만큼 하이브 주가에도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11일 하이브 보유 주식 전량인 753만813주(지분 18.2%)를 하나은행 등 금융회사에 맡기고 10억3500만달러(1조4837억원)를 조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차입금의 만기는 내년 10월 6월까지다. 넷마블이 금융회사에 담보로 맡긴 하이브 지분가치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8924억원에 달했다.

넷마블이 하이브 주식을 전량 담보로 맡긴 것은 지난해 소셜카지노 업체인 스핀엑스 인수 당시 조달한 차입금을 차환하기 위한 것이다. 작년 스핀엑스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나은행 등을 대상으로 엔씨소프트 주식 195만주와 스핀엑스 주식 3억6900만주를 담보로 하나은행으로부터 14억달러의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이 차입금의 만기가 이달 도래하자 하이브 주식을 추가로 담보로 맡기고 차입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스핀엑스 인수금융을 주선한 하나은행 등이 넷마블에 "담보로 잡은 엔씨소프트 주가가 떨어지는 만큼 추가로 담보를 맡겨달라"고 요청하자 하이브 주식을 부랴부랴 담보로 맡긴 것이다.

통상 금융회사는 담보로 잡은 주식의 지분가치가 일정 수준을 밑돌 경우 손실을 막기 위해 반대매매를 통해 해당 주식을 임의로 매각할 수 있다. 반대매매될 경우 하이브 주식이 대거 시장에 출회되고 그만큼 주가 낙폭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넷마블 관계자는 "하나은행 등이 하이브 주식을 함부로 반대매매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넷마블이 하이브 주식을 전량 담보로 맡긴 것은 그만큼 이 주식의 전략적 가치가 다른 주식보다 후순위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넷마블의 올해 6월말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2조286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277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연간으로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등 마땅한 현금창출원도 없는 상황이다. 스핀엑스 인수금융 상환 등 유동성 압박이 거세질 경우 하이브 주식을 우선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도 높다.

하이브 주가는 최근 2달 동안에만 40% 가까이 떨어졌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8월 19일에 장중 19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 14일 이 회사는 11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 기간에 주가는 39.8%가량 빠졌다. 최근 6개월 새 이 회사 주가는 60.27%나 급락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