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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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급등(채권 가격은 급락)하면서 AA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 시장에서도 ‘옥석 가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적 개선 제조업체에만 기관투자가들의 회사채 투자 수요가 몰리고 부동산, 리츠 등 침체 업종은 외면받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급인 GS에너지는 지난달 27일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4배가 넘는 46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만기별로 2년물 1000억원, 3년물 400억원을 모집했는데, 각각 2900억원, 17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지난해부터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이 기관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지난달 26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CJ제일제당(AA급)도 3년 만기물 1000억원 모집에 3100억원의 청약이 들어왔다. 식품과 바이오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CJ제일제당과 같은 기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메리츠금융지주(AA급)는 미매각을 벗어나지 못했다. 총 3000억원 모집에 1500억원만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침체기로 돌아서면서 자회사인 메리츠증권의 실적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발목을 잡았다고 IB업계는 설명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부진에 리츠도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았다. SK리츠(AA-급)는 지난달 27일 96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IB업계는 4분기 회사채 시장에서도 기관투자가들의 옥석 가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시장의 금리 발작 악재로 회사채 발행이 급감한 데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우량 신용등급 내에서도 알짜 기업에만 주문을 내고 있어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