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총리 주재 긴급 부내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총리 주재 긴급 부내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복합위기가 시작됐고,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라고 14일 말했다. 추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제상황이 더 비상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 경제에 고물가, 저성장, 고환율, 고금리,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대표되는 복합위기 징후가 있다는 우려는 많았지만 정부 고위 관계자가 복합위기가 시작됐다고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 부총리는 물가 안정을 강조했다.

그는 기재부 간부들에게 “물가는 민생경제에 제일 중요한 부문”이라며 “물가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정책수단을 총동원한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민·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덜어줄 대책을 집중 발굴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외환 및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 대해서는 “과도한 쏠림으로 불안이 증폭되지 않도록 하고, 기존 컨틴전시플랜(비상대응계획)을 유사시 즉각 가동할 수 있도록 현시점에서 면밀히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복합 경제위기 상황을 이겨내고, 경제 체질을 다져 다시 도약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한 대장정이 시작된다”며 “이 싸움은 1~2개월 안에 끝나지 않고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이날 한국은행을 찾아 이창용 총재와 조찬 모임을 했다. 두 사람은 최근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정책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대내외 경제 여건이 매우 엄중하고, 우리 경제는 전례 없는 복합위기에 빠져 있다”며 “코로나19와의 전쟁에 이어 경제 전쟁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