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 된 '이 회사'…몸값도 2조원대로 치솟아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현대중공업의 엔진기계사업부(엔진사업부)가 숨은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으로 1640억원을 올리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인 가운데 엔진사업부 '몸값'만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진사업부가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조선 사업과 함께 현대중공업 실적을 '쌍끌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 회사 엔진사업부 영업이익은 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1% 늘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 회사는 조선(영업손실 1155억원), 플랜트(영업손실 442억원) 등 다른 사업부문에서 모두 적자를 낸 탓에 총 영업손실 2170억원을 기록했다. 엔진사업부가 유일한 흑자를 기록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 사업부문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1조5220억원, 164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매출 1조5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에 그쳤던 엔진사업부 실적은 지난해 매출 1조492억원, 영업이익 1330억원으로 큰 폭 불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5%에서 8.9%로 뜀박질했다. 그만큼 실속 있는 장사를 했다.

부진한 조선업 실적을 웃도는 것은 물론 현대중공업의 효자 사업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엔진사업부는 세계 1위 선박 중형엔진 모델인 ‘힘센엔진’을 바탕으로 선박 중대형엔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지난해 대형 선박엔진 시장 점유율은 35%를 기록해 세계 1위에 올랐다. 올들어서도 수주 물량이 폭증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을 비롯한 친환경 연료를 친환경 선박 발주 물량이 늘면서 그에 맞는 친환경연료(이중연료) 엔진 수요가 늘고 있다. 이중연료 엔진에 상당한 기술력을 쌓은 현대중공업은 실적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엔진사업부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 회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기계업종 상장사 시가총액이 EBITDA의 10배 수준에 형성 돼 있다. 이를 고려하면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 기업가치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 기업가치는 갈수록 폭증할 전망이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2025년까지 엔진사업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조7760억원, 영업이익 4880억원으로 추산됐다. 환경 규제로 친환경 엔진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선박 및 기계 판매망은 세계 곳곳에 깔려 있는 만큼 앞으로 수주 실적이 대폭 불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