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대표직 내려놓는다…경영진도 전면 물갈이
국내 최대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의 이동채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 최근 내부자 거래 의혹과 화재 사고 등 잇단 악재에 휘말린 에코프로가 이 회장의 전격적인 사퇴 카드를 앞세워 지배구조 전면 쇄신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코프로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종료 후 대표이사를 변경할 예정이라고 8일 공시했다. 현 대표이사인 이 회장은 회장직은 유지하되 대표이사직은 내려놓는다. 새 대표이사는 김병훈 에코프로비엠 사장이 맡는다. 에코프로는 김 사장과 함께 박재하 에코프로 재경실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주총 안건을 공시했다.

에코프로의 핵심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엔 주재환 전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의 대표이사를 외부 인사가 맡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또 신규 사내이사로 김장우 전 SK이노베이션 재무실장을 선임하는 등 핵심 자회사의 경영진을 대폭 물갈이한다. 2016년 에코프로에서 물적분할한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핵심 자회사다.

에코프로의 지배구조 전면 개편 결정은 지난달 28일 내놓은 ‘미래성장 계획’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이 회장은 향후 5년간 에코프로그룹 전체 매출을 15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지금보다 최소 10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목표를 내놓은 지 1주일 만에 그룹의 사내·사외 이사진을 전면 교체하는 혁신안을 단행한 것이다.

회사 측은 “최고경영자(CEO) 1인 중심의 지배구조를 벗어나 이사회가 CEO 역할을 수행토록 할 것”이라며 “에코프로 지주사부터 자회사까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윤상/남정민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