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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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내년 3월까지 한국 시내 면세점에서 모두 철수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면세유통 전문지 '무디 데이빗 리포트'는 루이비통이 롯데면세점 제주점 매장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올해 3월까지 신라면세점 제주점과 롯데면세점 부산점, 잠실 월드타워점 소재 매장을 닫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루이비통은 그동안 국내 시내 면세점에 총 7곳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올해부터 롯데면세점 제주점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 올 3월까지 지방 중심으로 매장 3곳을 닫은 후 남은 서울 시내 면세점 매장도 올해 10월~내년 3월 순차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무디 데이빗 리포트의 설명이다.

이는 루이비통이 시내 면세점보다 공항 면세점에 집중하기로 한 전략에 따른 조치로 전해졌다. 특히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국내선 공항 면세점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루이비통 매장. /한경DB
롯데면세점 루이비통 매장. /한경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중국 수요 확대 등을 고려해 공항 면세점 중심의 매장 운영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 내 매장을 늘리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공급 조절에 나선 것. 업계에선 중국인 보따리 상인 '따이궁'이 주력 고객이 된 국내 시내 면세점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있는 루이비통 매장은 이번 철수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루이비통이 2023년까지 제2여객터미널(T2)에 두 번째 매장을 열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면세업계에선 이 같은 명품 브랜드의 철수가 코로나19 이후 회복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루이비통뿐 아니라 롤렉스 역시 국내 면세 매장을 재정비한 바 있다. 10개에 달한 매장을 지난해 서울과 제주, 인천공항에 각각 1개씩 거점 매장만 남기고 정리한 것.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주요 명품 브랜드의 입점 여부는 면세점 모객력을 좌우한다"며 "중국 하이난 면세점이 2020년 1인당 면세한도를 늘린 상황에서 명품 브랜드 이탈은 회복기에 국내 면세시장의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