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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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주도하는 OLED TV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LG전자의 OLED TV 연간 출하량은 처음으로 200만 대를 돌파했다. 올해도 분위기가 좋다. 지난해의 두 배에 달하는 물량이 팔려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효자 상품’ 된 OLED TV

2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OLED TV 출하량은 205만 대로 나타났다. 누적 출하량도 800만 대를 넘겼다. LG전자는 2013년 OLED 제품을 처음 출시한 뒤 4년 만인 2017년 연간 출하량 100만 대를 넘어섰다. 이후 200만 대 벽을 깨는 데 3년이 걸렸다. 지난해 세계 OLED TV 출하량은 365만 대다. LG전자의 시장점유율(물량 기준)은 56%에 달한다.
날개 돋친 OLED TV…LG, 올해 두 배 판다
올해 들어선 출하량이 더 늘고 있다. 옴디아는 1분기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을 75만9000대로 예상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300만 대 이상의 제품이 팔릴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의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키움증권은 1분기 기준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 이상으로 전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4분기 금액 기준으로 전체 TV 시장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이 9%를 넘어섰다”며 “OLED TV에 대한 인식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떨어지는 제품’에서 ‘돈값을 하는 제품’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OLED TV는 가격도 비싸고 이익도 후한 제품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OLED TV의 평균 판매가는 2076달러(약 234만원)로 LCD TV(428달러)의 5배에 육박한다. 대형 제품인 70인치대 OLED TV는 평균 판매가격이 5257달러(약 594만원)에 이른다. OLED TV가 주력인 LG전자 HE사업본부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배경이다. 회사 측은 2019년 6.3%였던 70인치대 이상 제품 비중이 지난해 13.7%까지 증가해 수익 기반이 한층 더 탄탄해졌다고 설명했다.

패널 수급에도 숨통 트여

그동안 OLED TV 업체들은 패널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OLED 패널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고질적인 패널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지난해 450만 대에 그쳤던 패널 공급 물량이 약 800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TV업계 관계자는 “LG전자를 비롯한 OLED TV 제조사들은 패널 수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올해를 진검승부의 해로 본다”며 “LCD TV 시장을 얼마나 공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OLED TV엔 유기화합물이 전기에너지를 받아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현상을 응용한 자발광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LCD를 기반으로 하는 일반 TV와의 차이점은 빛을 내는 부품인 백라이트(후면광판) 유무에 있다. OLED TV는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색을 구현할 수 있다. 시야각과 명암비가 우수한 것도 OLED 제품의 장점으로 꼽힌다.

세계 TV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OLED TV를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백라이트에 들어가는 LED의 크기를 줄여 색재현력을 극대화한 ‘미니 LED TV’,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가 스스로 빛을 내는 ‘마이크로 LED TV’ 등을 고가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지난 17일 주주총회에서 “경쟁사 OLED는 굉장히 훌륭한 기술이지만 우리도 그에 못지않은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