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ESA 궤도선 5대 착륙 과정부터 중계 임무
로버 상태 실시간 가깝게 파악…대용량 자료 전송
화성 '새손님' 퍼서비어런스 맞이에 '오형제' 총출동
미국의 다섯 번째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1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적도 인근의 고대 삼각주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을 시도할 때 화성 궤도를 도는 미국과 유럽의 위성들이 모두 동원돼 '새 손님' 맞이에 나선다.

모두 5대로 구성된 이 위성들 덕분에 약 2억㎞에 달하는 거리로 신호가 전달되는 시간인 11분 20초를 제외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로버의 상태를 알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JPL 관제소와 퍼서비어런스호 간의 짧은 지시와 신호는 직접 주고받을 수 있지만 이미지를 비롯해 데이터양이 많은 것은 화성 궤도선이 중간에서 신호를 받아 지구의 '심(深)우주통신망'(DSN)으로 전달해줘야 한다.

퍼서비어런스는 화성 대기권에 진입해 착륙을 시도할 때 로버에 탑재된 안테나 중 일부는 강력한 'X-밴드' 주파수로 DSN에 짧은 신호를 직접 송신하고, 나머지 안테나는 극초단파(UHF)로 '화성정찰위성'(MRO)과 대기 탐사선 '메이븐(MAVEN)' 등 화성 궤도 위성과 교신을 하게 된다.

특히 7분여에 걸친 퍼서비어런스의 진입·하강·착륙(EDL) 과정 중 마지막 2분은 지구에서 봤을 때 수평선 너머에서 이뤄지는 바람에 X-밴드 수신이 가능하지 않아 MRO와 메이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MRO는 지난 2006년 화성 궤도에 배치된 뒤 과학탐사 임무를 수행하며 지상 로버의 통신 중계 임무를 맡아왔으며, 퍼서비어런스 착륙을 앞두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이뤄져 EDL 과정을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MRO는 퍼서비어런스호가 보내는 신호를 받아 지름 3m의 접시 안테나로 즉각 지구로 송신한다.

이 덕분에 지구 관제소에서는 신호 송신에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한 착륙 예정 시간인 새벽 5시 55분 직후에 퍼서비어런스의 안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성 '새손님' 퍼서비어런스 맞이에 '오형제' 총출동
위성 자료를 받을 DSN은 지구의 자전 위치와 관계없이 태양계 내의 우주선과 언제든 교신이 가능하도록 캘리포니아 남부 바스토우와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 호주 캔버라 교외 등 세 곳에 여러 대의 접시 안테나를 설치해 운영되고 있다.

퍼서비어런스호 착륙 때는 마드리드의 안테나가 화성을 향해 있어 주 수신처 역할을 하고, 바스토우의 안테나는 백업 역할을 한다.

착륙 뒤에는 지난 2001년부터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 '오디세이'가 오전 6시 27분쯤 퍼서비어런스호가 착륙한 상공을 지나면서 로버와 교신을 시도하고, 이어 오전 8시 26분께는 유럽우주국(ESA)의 '가스추적궤도선'(TGO)이 로버의 상태를 점검하고 로버가 촬영한 착륙지 주변의 이미지를 받아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메이븐은 많은 정보가 담긴 착륙 과정의 분광 자료를 수집해 MRO 등이 실시간으로 파악한 자료를 보완하게 된다.

퍼서비어런스 착륙 이후 임무 수행 과정에서도 이들 궤도선이 번갈아 가며 중계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며, ESA의 '마즈 익스프레스' 위성도 필요할 경우 비상 송수신에 활용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