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하자 치유' 문건 만들어 금감원 출신 고문에 'SOS'
"옵티머스 김재현, 靑 수사관 만나"…검찰 진술 확보(종합)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청와대에 파견 근무 중이던 검찰 수사관을 수차례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옵티머스 관계자들로부터 김 대표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하던 수사관 A씨와 친분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주변에 "A씨에게 '용돈'을 챙겨줬는데 일이 터지니 연락이 끊겼다"는 취지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옵티머스 사건의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전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 씨를 통해 옵티머스 관계자들을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옵티머스 사건이 터진 뒤인 지난 7월 사직했고 현재 개인 사무실을 운영 중이다.

A씨는 그러나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도 검찰에서 "누구에게도 불법적인 돈을 준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대표는 금융감독원 조사와 관련해 문건을 만들어 금감원 출신 고문에게 'SOS'를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10일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란 제목의 A4지 6장짜리 문건을 작성했다.

이 문건에는 옵티머스 설립자인 이혁진 전 대표와의 갈등 관계에서부터 사업 추진 과정, 고문단 역할,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망라돼있다.

김 대표가 문건을 작성한 시기는 금감원의 서면 조사가 이뤄지던 때다.

김 대표는 해당 문건을 들고 유명 법무법인에 근무하는 금감원 수석조사역 출신 변모 씨를 찾아가 "이런 식으로 금감원에 해명하려고 한다"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변씨는 "이런 건 통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반려했고, 김 대표는 해당 문건을 폐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씨는 비슷한 시기 금감원 국장과 팀장에게 각각 전화해 "따뜻한 마음으로 봐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씨는 지난해 8월 옵티머스 자금에 인수합병(M&A)된 선박용품 전문업체 해덕파워웨이에 감사로도 선임됐다.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가 지난해 셉틸리언이라는 유령회사를 내세워 무자본 인수합병을 한 회사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의혹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사외이사로 활동한 곳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