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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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노협)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아울러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의 회장 선임 절차의 시정을 촉구했다.

KB노협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추위가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현 회장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 독단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KB노협은 앞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제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직원 7880명 중 79.5%(6264명)이 윤종규 회장의 3연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지난 12일 소속 조합원 1만7231명을 대상으로 윤 회장의 3연임 찬반에 대한 긴급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반대한 직원들은 단기 성과만을 내세우는 노동조건 악화와 직원 존중 및 보상 관련 의식 부족을 이유로 제시했다.

반면 사측은 노조의 설문 조사에 대표성 문제를 제기했다. 2만6000명의 직원중 30% 가량만 응답에 참여한 만큼 반대측 의견이 부풀려졌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사는 회장 추천 절차를 놓고도 갈등을 벌이고 있다. KB노협은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회추위의 행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KB노협은 후보자군에 대해 먼저 회장 추천 절차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의사가 확인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회추위의 검토와 평가·투표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3년 전에도 회추위는 윤 회장을 포함한 총 3명을 최종 후보자군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윤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이 자리를 고사하면서 '셀프 연임'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회추위는 이에 대해 4인의 회장 최종 후보자군을 선정한 뒤 참여 의사가 없는 경우 차순위자를 참여시킬 것이라고 해명했다. 롱리스트 단계에서부터 명단이 외부로 알려지면 추후 숏리스트에 선정되지 않을 경우 본인의 명예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회추위는 선임 절차에도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추위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현 회장의 참여가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차기 회장 후보에 외부 인사를 반드시 참여시키는 등 개방성을 높였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노협은 근원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김백규 KB국민은행지부 부위원장은 "윤종규 회장 3연임 반대운동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나아가 KB금융이 국민과 함께 성장하도록 적합한 인물이 차기 회장이 선임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오는 11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KB금융 회추위는 윤 회장의 후임을 인선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회추위는 오는 28일 회의를 열고 지난 4월 확정한 내·외부 후보자군(롱리스트) 중에서 회장 최종 후보자군(숏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다.

롱리스트는 내·외부 각각 5명으로 이들에 대한 평가와 투표를 통해 숏리스트 4명을 정한다. 9월 16일에는 4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한다.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한 최종 후보자는 9월 25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 절차를 거쳐 11월에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