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고양 킨텍스를 코로나19 방역 우수사례로 소개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킨텍스에서 열린 ‘프리미엄 펫쇼’ 행사에 다녀온 관람객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입장 전 문진(QR코드)-마스크착용-발열검사-손소독-발열검사(2차)에 이르는 4단계 방역 덕분에 2차 감염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중대본은 “다중시설이라도 생활방역수칙과 철저한 시설방역으로 감염피해를 막은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 지난 5월 재개된 전시·박람회가 방역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침체된 경제회복을 위해 비즈니스 목적의 전시·박람회, 컨벤션은 열어야 한다는 업계의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한국경제신문이 전국 15개 전시컨벤션센터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5월부터 7월 둘째 주까지 총 87건의 전시·박람회가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기업과 관람객을 포함해 전시장을 방문한 인원만 110만 명에 육박한다.그동안 전시·박람회에선 집단감염이나 2차 전파 사례가 단 1건도 나오지 않았다. 행사 현장의 3~4단계 ‘겹겹이 방역’이 그만큼 효과가 있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지난 5월 초 킨텍스에서 열린 MBC건축박람회는 나흘간 4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석 달여 만에 처음 열린 이 행사는 국제전시협회(UFI)로부터 “전시·박람회의 방역모델을 보여줬다”는 극찬을 받았다. 지역 확진자가 7000명에 가까운 대구는 지난달 베이비&키즈페어가 열려 2만여 명이 방문했다. 이달 초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빌드는 3만 명이 넘는 인원이 행사장을 찾았다. 지난 5월 이후 전국에서 가장 많은 22건의 전시·박람회가 열린 부산 벡스코는 방문 인원이 약 30만 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행사장을 통한 감염전파는 나오지 않았다.최근 열리는 전시·박람회는 입장 전부터 3~4단계에 걸친 ‘멀티 방역’ 조치가 기본이 됐다. 입장 전 이뤄지는 OR코드를 활용한 신분확인과 문진을 시작으로 발열검사와 손소독, 마스크 및 위생장갑 착용 등이 단계별로 이뤄진다. 행사장 내에서도 1.5m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조민제 한국전시주최자협회 회장은 “행사 현장에서는 대형마트, 백화점, 지하철보다 철저한 방역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대표적인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설인 전시컨벤션센터가 디지털 미디어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제회의와 전시·박람회가 열리는 행사 공간에서 1년 내내 기업 브랜드와 제품을 홍보하고 미디어아트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선보이는 다목적 디지털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컨벤션센터의 변신은 세계적인 추세다. 싱가포르는 2013년 썬텍 전시장 입구에 55인치 모니터 664대를 연결한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 ‘더빅픽처(The Big Picture)’를 설치했다. 2016년 12월 개장한 호주 시드니 국제컨벤션센터 역시 실내외에 디지털 미디어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독일 쾰른 전시장은 지난해 생체인식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사이니지로 재단장하며 지능형 컨벤션센터로 업그레이드했다. 이탈리아 최대 컨벤션센터인 피에라 밀라노도 디지털 미디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코엑스 ‘엑스페이스’ 개관전국 15곳 전시컨벤션센터 가운데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곳은 코엑스다. 코엑스가 있는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일대는 2016년 전국 최초로 옥외광고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디지털 미디어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실내에 디지털 미디어 조성을 추진해 온 코엑스는 16일 ‘엑스페이스(xpace)’ 개관을 앞두고 있다.엑스페이스는 실내 로비와 4개 전시홀 입구에 총 22개의 디지털 사이니지로 구성됐다. 무역협회와 코엑스가 30여억 원을 들여 높이 11m의 빅 브리지(2개소), 로비 기둥을 높이 4.5m 디지털 사이니지로 감싼 에지 칼럼(6개소), 난간 브리지(5개소)와 대형 플로어 미디어(1개소), 1·3층 전시홀 입구현판(8개소)을 설치했다. 정진욱 코엑스 공간사업팀장은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최고 사양의 2㎜ 피치(pitch) LED 모듈을 사용해 선명한 영상과 음향 송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경기 고양 킨텍스도 디지털 미디어 공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전시장 실내와 야외에 ‘환영’ ‘기대감’ ‘즐거움’을 테마로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사이니지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킨텍스 관계자는 “1단계 사업은 주최사와 참가기업, 관람객 등 킨텍스의 주 이용객 편의성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공간 효율성·수익성 향상 기대컨벤션센터들이 앞다퉈 디지털 미디어 조성에 나서는 이유는 시설 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서다. 장소 임대 외에 별도의 수익 모델이 없는 센터 입장에선 시설 증·개축 없이도 광고 판매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코엑스는 전시홀 입구 8개 디지털 사이니지를 행사 주최자도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자원 절약과 폐기물 감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연간 수백 건의 행사가 열리는 코엑스와 킨텍스는 연간 축구장 3배 면적(2만1000㎡)의 현판, 현수막 등 폐기물을 배출한다. 행사기간 설치했다 폐기하는 일회성 사인물이 디지털 사이니지로 대체되면서 행사를 여는 주최자도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정 팀장은 “컨벤션센터의 디지털 전환은 글로벌 마이스 시장의 대표적인 트렌드 중 하나”라며 “건물의 친환경성을 높이고 센터와 행사 주최자에게 새로운 수익 모델과 효율적인 마케팅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경기 고양 킨텍스(사진)가 전국 전시컨벤션센터 중 최초로 언택트(비대면) 행사 지원방안을 내놨다. 상설 온라인 화상 상담장을 설치해 전시·박람회 참여기업과 국내외 바이어의 비즈니스 상담을 지원한다. 무관중 공연, 시상식 등 언택트 문화행사를 위한 별도의 임대기준도 마련했다.상설 온라인 화상 상담장은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시·박람회를 위한 지원시설이다. 1전시장 5홀 인근 433㎡ 공간의 사무공간에 소형과 중형 모두 6개의 상담실이 비즈니스 라운지 형태로 들어선다. 킨텍스 관계자는 “쾌적한 환경에서 원활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최신 화상 상담 설비와 특급호텔 라운지 수준의 인테리어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중 없이 언택트로 열리는 문화행사는 임대료를 최대 30% 할인한다. 오는 8월 31일까지 임대기간이 5일 이상인 콘서트와 시상식 등 문화행사 중 무관중으로 열리는 행사가 대상이다. 정상 임대료 기준 1억원 이하는 10%, 2억원 이하는 20%, 2억원 초과는 30%의 특별할인이 적용된다. 3000석 이상의 좌석을 설치하는 오프라인 문화행사는 좌석 간 1.5m 이상 거리두기로 인해 늘어나는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한다.킨텍스 문화사업팀 관계자는 “언택트 행사로 수입은 줄고 비용부담은 늘어난 상황을 고려해 지원방안을 마련하게 됐다”며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보고 특별할인 적용기간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