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로켓프레시를 당일배송으로 확대하면서 신선식품 등 음식료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 = 한경DB)
쿠팡이 로켓프레시를 당일배송으로 확대하면서 신선식품 등 음식료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 = 한경DB)
쿠팡이 지난해 매출 고성장세를 이어가면서도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보다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쿠팡이 로켓프레시 등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올해 유통업계에서 한층 입지를 넓힐 것이란 분석이 쏟아졌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액은 7조1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성장하고,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36% 축소됐다고 공시했다. 그동안 매출이 늘어나면서 손실도 증가하는 구조였지만, 손실 폭을 줄이면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은 오프라인 대형마트 빅3 중 하나인 롯데마트의 지난해 매출(6조3306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미 올해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중 쿠팡이 1위를 달성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3월 온라인 결제액은 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나 늘었으며, 작년 1위였던 이베이코리아 결제액의 3% 증가한 4조2000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 1위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 온라인 결제액은 15조원으로 온라인 소매 판매 기준 점유율 14%로 2위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쿠팡이 고속 성장을 이어가면서 시장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나 연구원은 "최근 쿠팡은 로켓프레시를 앞세워 소매 판매 품목 중 시장 규모는 가장 크지만 침투율이 가장 낮은 음식료품 부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해당 부문에서 쿠팡과 1·2위를 다투는 이마트 SSG닷컴과의 경쟁 구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쿠팡은 최근 로켓프레시 당일배송 서비스를 열었다. 오전 10시까지 주문하면 오후에 집 앞으로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 로켓프레시는 신선식품을 자정 전까지 주문하면 오전 7시 전까지 받을 수 있었다. 쿠팡은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 중심으로 시범 운영한 뒤 향후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유통강자인 이마트의 시장 점유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가파른 성장으로 국내 기존 유통사업자들의 점유율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마트 롯데쇼핑 등은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쿠팡의 물류 인프라가 압도적이고 기타 공산품 상품기획(MD)도 훨씬 풍부하다"고 지적했다. 쿠팡은 하루 300만건의 물류 인프라를 갖춘 반면 이마트는 12만5000건이라는 점에서다.

SSG닷컴의 사업 본격화에 비용이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코로나19로 온라인 내 신선식품 구매가 크게 증가하면서 SSG닷컴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40억원으로 14% 하락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시장 예상보다 큰 SSG닷컴의 적자 폭과 쿠팡이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매입 확대 및 오프라인 인프라 확보에 나서는 것이 리스크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