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회장과 분쟁 중인 ‘3자 연합’이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패하자마자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더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주총 소집을 통해 ‘2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함께 3자 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KCGI(강성부펀드)는 한진칼 주총이 열린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36만5370주(0.62%)를 장내 매수했다고 1일 공시했다. 총 매입가는 237억원 정도다. 이로써 3자 연합의 지분율은 42.74%로 늘어났다.

KCGI의 지분이 19.36%로 증가하면서 반도건설도 추가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 단일로는 최대주주인 KCGI 지분을 초과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아 반도건설의 추가 매수 여력은 2%가량으로 추정된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지난달 “반도건설이 우리 지분을 넘어서면 단일 최대주주가 되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3자 연합 측이 지분을 확대하면서 한진칼 유통주식 수는 줄고 있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델타항공(14.9%),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3.70%), 카카오(1%), GS칼텍스(0.25%) 등을 합쳐 42.3%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2.92%)을 감안하면,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한진칼 주식은 712만여 주(12.04%)에 불과하다.

3자 연합은 지분을 늘려 가을께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시기는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꾼 것이 공시 위반에 해당하는지 조사 중이다. 허위공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이 날 경우 임시주총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