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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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과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대립 중인 '3자 연합'이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임시 주주총회 소집 등을 통한 대립 지속을 예고한 것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헬레나홀딩스 타코마앤코홀딩스 그레이스홀딩스 등은 지난 달 27일부터 31일까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식 36만5370주를 장내에서 추가 매수했다. 이에 따라 KCGI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로 이뤄진 3자 연합의 보유 지분은 기존 42.13%에서 42.74%로 확대됐다.

3자 연합은 지난 달 27일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저지하지 못하고 패했다. 3자 연합이 추천한 사내·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모두 부결됐다. 1차전이 끝난 이후 3자 연합은 한진칼 지분을 확대하며 2차전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3자 연합의 장기전 준비는 정기 주총 이전부터 시작됐다. 올 들어 정기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지만 한진칼 주식 매입을 지속했다. KCGI는 지난 달 25일 한진 주식 59만9816주를 매각해 한진칼 주식 매수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현재도 61만8030주(지분 5.16%)를 보유하고 있다.

1차전인 한진칼 정기주총에서 조 회장의 연임안에 찬성한 참석 주주의 의결권 비중은 56.67%다. 반대 43.27%, 기권 0.06%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3자 연합이 임시주총 소집 등을 통해 조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3자 연합의 경영권 확보 시도는 녹록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3자 연합이 한진칼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임시추종에서 기존 이사를 해임하는 것이다. 그러나 조 회장 측이 41.39%에 달하는 지분을 가지고 있어,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는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시키기 힘들다.

아니면 조 회장 측의 인사로 구성된 기존 이사 11명보다 많은 최소 12명의 이사를 새로 선임해야 한다. 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주주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보통결의 사안이다. 23명에 달하는 비정상적인 이사회 구성안에 대해서는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3자 연합의 추가 지분 매입 소식에 한진칼의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17분 현재 12% 급등 중이다.

한민수/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