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올해 투입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이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美서 12개월 연속 '질주'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11만2331대의 차량을 팔았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해 7월(10만4864대)과 비교하면 7.1% 늘었다. 현대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13.9%, 기아차 판매량은 0.6% 증가했다. 현대차 판매량은 지난해 8월부터 1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늘고 있다. 기아차 판매량은 지난해 10월부터 계속 증가세다.

지난달 판매량을 모델별로 보면 현대차의 준중형 SUV 투싼(1만2629대)이 가장 많이 팔렸다. 현대차 아반떼(1만1093대)와 싼타페(9644대), 기아차 K3(9172대)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2월부터 미국에서 판매된 기아차의 대형 SUV 텔루라이드는 4559대 팔렸다. 지난달 나온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판매량은 4464대였다. 미국에서 팔린 현대·기아차 10대 중 1대가 팰리세이드 또는 텔루라이드인 셈이다. 텔루라이드는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팰리세이드는 한국 울산 공장에서 생산된다.

현대·기아차는 2016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2017년부터는 2년 연속 부진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SUV를 제때 내놓지 못한 탓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SUV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했고, 올해부터는 대형 SUV를 나란히 현지에 선보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 시장이 부진한 상황인데도 현대·기아차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 안착하면 판매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