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반도체 D램 수출 가격이 2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월 대비 약세 행진도 3개월째 이어졌다. ‘나홀로 호황’을 누리던 반도체마저 꺾였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를 둘러싼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버팀목' 반도체마저…D램 수출가격 2년6개월來 최대폭 하락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수출물가지수(2010년 100 기준)는 88.32로 전달보다 0.5%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0.9% 상승하며 수출물가를 끌어올렸다. 농림수산품은 0.2%, 공산품은 0.5% 올랐다.

전기 및 전자기기는 0.4% 하락했다. D램과 플래시메모리의 수출 가격이 각각 4.9%, 4.3%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D램 수출 가격은 2년가량 오름세를 이어가다 지난 7월 43.6을 고점으로 약세로 돌아서 3개월째 내리막을 탔다. 낸드플래시 수출 가격은 지난해 10월 48.6을 정점으로 1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반도체 슈퍼호황’이 끝나고 4분기부터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을 펼쳐온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하고 있는 데다 미국·중국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중국 IT기업의 반도체 수요도 줄어들고 있어서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애플 아이폰 등 IT제품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소식에 각각 1.55%와 3.49% 빠졌다.

고경봉/오상헌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