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 이제는 저녁메뉴로
편의점 도시락이 저녁 시간에도 점심 때 만큼 팔리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에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저녁을 간편하게 해결하고 취미활동과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편의점들은 저녁 식탁을 겨냥한 도시락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CU는 올 들어 10월까지 저녁시간대(오후 6~9시) 도시락 매출 비중이 22.1%로 점심 시간대(낮 12시~오후 3시) 비중(22.2%)과 불과 0.1%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고 11일 밝혔다. 저녁시간대 도시락 매출 비중은 2014년 18.7%에서 올해 22.1%까지 3.4%포인트 상승한 반면 점심시간대 비중은 21.1%에서 22.2%로 1.1%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CU 관계자는 “편의점 도시락은 5년 전만해도 점심식사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이후 푸짐하고 다양한 메뉴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저녁시간대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CU가 13일 내놓는 ‘안동식 찜닭 정식’(4500원)도 저녁 식사로 어울리는 메뉴다. 국내산 닭가슴살을 간장 베이스에 홍고추를 더한 특제 소스에 재워 짭조름하면서도 매콤한 맛을 살린 게 특징이다. 당면과 만두가 따로 담겼고, 찜닭과 함께 먹는 양파 양배추, 당근 등은 찌지 않고 볶는 방식으로 조리됐다.

그동안 편의점에서 보기 어려웠던 먹거리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GS25는 1~2인이 먹기 적당한 양의 ‘한 끼 과메기’(9700원)를 선보였다. 포항 구룡포에서 꽁치를 해풍에 건조해 감칠맛을 살린 상품이다. 손질된 과메기 다섯 마리가 초고추장 등과 함께 담겨 있다.

과메기 출시는 편의점 시장에서 삭힌 홍어가 뒤늦게 ‘돌풍’을 일으킨 데 영향을 받았다.

GS25는 5년 전부터 삭힌 홍어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엔 1만2000여 개 점포 중 500여 곳에서만 판매가 이뤄졌다. 올해 들어 홍어 판매 점포수는 7000여개로 늘어났다. 지난달 판매량은 3만팩에 달했다. 윤세영 GS리테일 상품기획자(MD)는 “1~2인 가구가 편의점에서 근거리 쇼핑을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