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준 벤처협회장 "중기부, 기업 氣 살려달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역할은 기업들을 감시하는 게 아니라 기를 살려주고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크루셜텍 대표·사진)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작년 벤처기업협회장직을 맡은 안 회장은 이날 업계 현황과 취임 1년여를 맞은 소감을 설명했다.

안 회장은 지난해가 무척 힘든 해였다고 했다. 대통령 선거와 중소기업청의 부처 승격을 대외적으로 가장 굵직한 사건으로 꼽았다. 안 회장은 “처음에는 신설 부처명에 ‘벤처’가 들어가 있지 않아 야간에 의원회관에 가서 시위를 했고 결국 ‘중소벤처기업부’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 등 13개 벤처 관련 단체들이 오면서 ‘혁신벤처단체협의회’를 구성한 것도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들이 민간 최초의 벤처정책자료집을 내놨기 때문이다. 안 회장은 “협의회가 만든 벤처생태계 5개년 계획을 관련 부처 장관들과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고 현안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협회 산하에 핀테크(금융기술),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등 다양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모인 벤처스타트업위원회를 설립하고 분과별 규제 개혁안 등을 토론하기 시작한 것도 성과라고 했다.

다만 중기부 신설 뒤 장관 임명이 7개월가량 늦어진 데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안 회장은 “(홍종학 중기부) 장관이 열심히 고민하며 일하고 있지만 가급적 빨리 결정하고 뭘 내놓으려고 서두를 필요가 있다”며 “우수한 실·국·과장급 공무원들이 정책을 실행하고 움직이길 업계가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시장을 감시할 기관은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많지 않느냐”며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기부는 기본적으로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고 경제생태계 환경을 만들어주는 부처”라고 말했다.

크루셜텍 대표로서 지난해 영업손실 395억원을 낸 데 대해 “지문 인식 등 보안 솔루션의 최대 수요처가 중국의 빅3 휴대폰 업체들인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중국 수출 타격이 심했다”며 “작년 매출(1727억원)이 전년(3200억원) 대비 1400억원가량 날아갔다”고 설명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