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매물 몸값만 20조~30조 될듯

내년에 국내 재계와 금융계가 인수.합병(M&A)바람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국제 금융위기의 늪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환은행을 포함해 상당수 기업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2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연말을 전후해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자산관리공사 등 채권단은 12월 중에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공고를 하고 내년 1~2월에 예비 입찰을 할 예정이다.

이후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해 내년 6월 말까지 매각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또 다음 달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해 내년에 본격적인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 주에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매각 공고를 하고 내년에는 현대건설과 쌍용건설의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이번 주에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채권단은 하이닉스에 대해서는 내달 15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고 후보자가 없으면 특정 투자자에게 일정 지분을 묶어 파는 블록세일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이 최대 매물로 꼽히고 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6개월~1년 안에 외환은행을 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산은금융지주회사와 KB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이르면 이달 안에 우리금융지주 지분 7%를 블록세일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경영권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팔지도 검토할 계획이다.

국책 금융기관인 산은금융지주는 내달부터 민영화이행점검위원회를 운영하며 자체 민영화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산업은행법상 산은금융지주는 앞으로 5년 안에 지분 매각에 착수해야 하는데 이르면 내년에 전략적 투자자에게 일부 지분을 파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M&A 명단에 오른 주요 기업과 은행의 몸값만 대우인터내셔널 3조원 내외, 하이닉스 4조원 이상, 대우조선해양 3조~4조원, 현대건설 4조원 안팎, 외환은행 5조~6조원 등 20조~30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IBK투자증권 윤현종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 현재 시중의 단기자금은 약 645조5천억원으로 1년 사이에 90조원 증가했는데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이중 일부는 M&A 시장에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자금을 흡수할 큰 기업 매물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윤선희 조재영 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