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50대 전문 엘리트 관료가 이끈다'


중국의 공산당 간부 출신들이 쥐고 있던 경제 권력이 전문 행정관료와 젊은 피로 급속히 이전되고 있다.


지방정부는 물론 중앙 정부까지 전문화와 연소화란 양대 변화의 영향권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는 이들 '신 파워엘리트'를 전면에 내세워 '지속발전 가능한 경제체제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원 관계자는 "성장 위주의 계획경제 시대에서는 과거 경험이 중시됐지만 신경제를 창출해야하는 시점에서는 더욱 많은 변화가 요구된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당력보다는 전문지식이 우선=중국의 헌법상 최고 의결기구인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의회)가 17일 원자바오 신임 총리의 인선을 받아 비준한 국무원(행정부) 인사안을 보면 고학력화가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중국 경제의 사령탑이 된 원 총리는 베이징지질학원 석사,교육담당 국무위원인 천즈리 전 교육부장은 중국과학원 석사다.


또 28개 부처 장관 중 유임된 쉬융웨 국가안전부장(전문대 졸)을 빼고는 모두 대졸 이상의 학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저우지 신임 교육부장은 화중이공대에서 기계공정으로 석사과정을 마친 뒤 1980년 뉴욕주립대로 유학,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다.


중국 개혁 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이 미래를 위해 해외 유학을 독려했던 세대들이 중앙 각료의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유통과 대외교역을 총괄하기 위해 신설된 상무부의 초대 부장인 뤼푸위안은 80년대 초 캐나다 몬트리올 공학원에서 2년 간 연수한 경력을 갖고 있다.


고강도 은행 개혁을 위해 신설한 은행관리감독위원회(국무원 직속 사업단위) 초대 주석으로 내정된 류밍캉 중국은행장도 영국 런던대 MBA 출신이다.


작년 12월 신임 인민은행장으로 선임돼 후-원 체제의 중앙은행장으로 활약하게 된 저우샤오촨은 칭화대 공학 박사다.


눈길을 끄는 건 그가 박사학위를 받은 뒤 86년 뒤늦게 공산당에 입당했다는 것이다.


이번 전인대 대표 2천9백여명 가운데 전문대 이상 학력이 94%를 차지하고 있다.


8기 전인대 56%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박사학위 소지자도 2백4명으로 7%에 이른다.


지방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올 들어 새로 선출된 멍쉐눙 베이징시장과 한정 상하이 시장은 각각 MBA와 경제학 석사출신이다.


리커창 허난성 서기는 베이징대 경제학 박사다.


◆젊은 피 수혈=이날 선출된 국무위원급 이상 각료 10명의 평균 연령은 68.9세에서 63.3세로 5.6세 낮아졌다.


국무위원급 이상 각료 가운데 70대는 한명도 없어 5명이 포진한 3세대 지도부(장쩌민-주룽지) 시절과 대조를 보였다.


게다가 29개 부처 장관의 경우 평균 연령이 61.9세에서 58.7세로 떨어져 50대 중앙부처 각료 시대를 열었다.


장춘셴 교통부장은 49세에 불과하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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