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는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을 붕괴시키는 등 이미 수십억달러로 추정되는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낸 외에도 뉴욕 주식시장을이틀간 폐쇄시키는 등 미 경제 전반에 심대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 테러 후유증을 특히 비관적으로 보는 경제 전문가들은 미 경제의 핵심인 소비가향후 몇달간 더 위축될 것이 확실하다면서 이로 인해 향후 몇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나오는 비관적인 전망보다는 정작 상황이 나을 것이라는 신중한 견해도 제기된다. 웰스파고 은행의 한국계 손성원 부행장은 "미 경제가 완전한 침체에 빠질 확률이 높다"면서 지난 90년 걸프전 때 소비 심리가 급락하면서 소매가 줄고 달러 가치도 떨어지는 한편 유가가 상승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걸프전 때가 이번에 비해 차라리 나은 편이라면서 "가뜩이나 좋지 않은 세계 경제에 또다른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톤 앤드 맥카시 리서치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스톤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자신뢰가 앞으로 몇달간 더 위축될 것이 확실하다"면서 "이 때문에 향후 몇분기 동안 마이너스 성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신뢰도 조사를 책임지고 있는 리처드 커틴도 "소비자 신뢰가 지난 걸프전 때처럼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사건이 미 본토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극단적인 비관론에 제동을 거는 견해도 제기된다. 캘리포니아대학의 에드워드리머 교수는 "큰 사건이 발생하면 경제적 파급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오나 대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 현 단계에서 너무 나쁘게만 보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증권거래위원회의 하비 피트 회장도 TV에 출연해 뉴욕 증시가 13일(현지시간)개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원회 실무자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주식.채권시장은 지난해 3천140억달러의 외형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테러 후 이틀간 폐장된 것만으로도 그 피해가 엄청날 수밖에 없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의 경우 지난 99년 기준으로 하루 거래 주식이 평균 18억9천만주로, 금액으로치면 무려 19조9천억달러에 달한다. 보험업계도 테러 보상액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걱정하고 있다. 보험정보협회 관계자는 이번 테러가 평상시 인간에 의해 발생한 것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이라면서 보상액 기준으로 그간의 기록인 92년 로스앤젤레스 인종 폭동을 훨씬 능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폭동으로 인한 보험 보상액은 7억7천500만달러였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