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도 "대책이 없다"는데…'똘똘한 한 채'의 힘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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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45주째 고공행진
'똘똘한 한 채' 선호 심화
'똘똘한 한 채' 선호 심화
서울 집값은 고공행진 중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일 기준 서울 집값은 0.18% 상승했습니다. 전주보다 상승률이 0.01%포인트 올랐습니다. 서울 집값 오름세는 벌써 45주째입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는 이번주 0.34% 올랐습니다. 동작(0.32%), 용산(0.28%), 성동(0.27%), 영등포(0.26%), 강남(0.23%), 서초(0.23%) 등도 평균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관악구는 지난주 0.12%에서 이번주 0.2%로 상승 폭이 가장 많이 커졌습니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일괄적으로 6억원으로 묶는 6·27 대책, 수도권에 향후 135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방안인 9·7 대책, 서울 전역과 수도권 12곳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대책 등 출범 이후 내놓은 3번에 대책의 약발이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현재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시장은 잠깐 눌러 놓는 역할에 그친다"며 "문재인 전 정부에서 겪었듯 억지로 오르지 않게 눌러 놓으면 그만큼 향후엔 집값이 더 튀어 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집값이 치솟는 동안 투자 트렌드도 변화했습니다. 과거엔 부동산 시장에선 적은 자본으로 여러 가구의 집을 소유하는 갭투자가 유행이었지만 이제는 실수요 중심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통계에서도 보입니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의 다소유지수는 16.399를 기록했습니다. 2023년 5월(16.379) 이후 가장 낮습니다.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전체 소유자 가운데 건물을 2가구 이상 가진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다주택자 비중이 크게 줄었단 뜻입니다.
문재인 전 정부는 당시 집값 폭등의 주범으로 다주택자를 꼽았습니다. 이런 기조 아래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살 때도 팔 때도 무거운 세금 부담을 지게 했습니다. 집을 여러가구 가지고 있던 집주인들은 보유하고 있는 주택 가운데 가장 핵심인 집만 남기고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서울에 있는 집이 우선순위로 남게 된 셈입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으로 서울 내에서도 초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5분위 배율은 6.8배를 기록했습니다. 역대 최고입니다. 상위 20% 아파트 가격은 33억9165만원, 하위 20% 가격은 4억9723만원으로 상위 20% 1가구를 팔면 하위 20% 아파트를 6.8가구 살 수 있단 뜻입니다.
또 다른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현재 시장은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면서 "가능하다면 수도권, 여력이 된다면 서울, 결국엔 서울 내에서도 핵심지로 들어오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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