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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허제 피한 주상복합…"지금 사도 될까요?" 물었더니 [이송렬의 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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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주영 행크에듀 강사 인터뷰

    "패닉바잉에 휩쓸려 사는 매매는 사지 않는 게 낫다"
    "주상 복합 아파트, 환금성 낮고 미래 가치도 적어"
    강주영(강남여의주) 행크에듀 강사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한 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채영 기자.
    강주영(강남여의주) 행크에듀 강사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한 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채영 기자.
    "일부 주상 복합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하면서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갭투자'가 가능한 것은 맞지만, 워낙 갭이 큰 게 사실입니다. 단순하게 '내 집 마련 못할 것 같아'라는 불안 심리에 사는 것이라면 안 사는 게 낫습니다."

    강주영 행크에듀 강사(사진·38)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가운데 일부 주상 복합 아파트는 이런 규제를 피해 갔다. 현시점에서 매수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정부는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규제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이번 정부가 출범한 이후 6·27 대책과 9·7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이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규제를 통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까지 한꺼번에 묶어 집값 상승을 차단했다.

    이런 가운데 주상복합 아파트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받지 않아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려면 주거 지역에선 6㎡를, 상업 지역에선 15㎡를 초과해야 한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통상 대지면적이 15㎡를 밑돈다.

    이유가 있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상업용지나 준주거용지에 짓는다. 상업용지에 짓는 건물은 용적률을 높게 받을 수 있다. 높은 용적률을 채우려면 가구 수를 위로 올려 고층으로 짓거나 가구 하나가 갖는 대지면적을 늘리면 된다.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복잡한 시내에 지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후자는 어렵다. 우리가 보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고층으로 높은 이유다.

    고층으로 올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구가 보유한 땅의 면적이 줄어들게 됐다. 서울에선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롯데캐슬SKY-L65(2023년 입주·1425가구)', 용두동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2023년 입주·1152가구)',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2023년 입주·220가구)',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2016년 입주·2529가구)'를 비롯해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이다.


    강주영 강사는 "이들 지역을 오랫동안 봐왔던 실수요자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면서 "하지만 단순하게 불안심리 때문에,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할까 봐 공황매수(패닉바잉)로 집을 사려는 것이라면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동대문구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피해 간 단지들을 보면 전용면적 84㎡ 기준 매매가격이 20억원에 달한다"며 "해당 집에 있는 전세가 6억~7억원 수준, 다시 세입자를 맞춘다고 하더라도 8억원 수준이라 10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간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갭투자의 목적이 내 돈을 적게 들이는 게 중요한데 투입 금액이 너무 커져 버리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규제를 피해 간 단지를 사지 말아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이들 아파트가 일반 아파트가 아닌 주상복합 아파트라는 점이다.

    강 강사는 "대지 지분이 작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피해 갔다는 말 자체가 일반 아파트보다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면서 "쉽게 설명하면 집값은 땅값과 건물값을 합친 금액으로 봐야 하는데 주상복합 아파트는 대지 지분이 작아 전체 집값에서 땅값이 차지하는 부분이 적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 가치가 없어지는 콘크리트 덩어리가 더 많은데 이를 십수억원을 주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뿐만 아니라 높은 유지 관리비, 향후 재건축이 어렵다는 점 등도 주상복합 아파트를 피해야 할 이유다. 향후를 생각하면 환금성이 떨어지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강주영(강남여의주) 행크에듀 강사는 현시점에서 급하게 주상복합 아파트를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유채영 기자.
    강주영(강남여의주) 행크에듀 강사는 현시점에서 급하게 주상복합 아파트를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유채영 기자.
    그렇다면 주상복합 아파트에 갭투자를 고려하고 있었던 실수요자는 어떤 상품을 사는 게 유리할까.

    그는 "이번 규제로 15억원 이하는 6억원까지 대출, 15억원 초과 25억원까지는 4억원, 25억원 초과에는 2억원까지 대출이 나오지 않느냐"며 "주목해야 할 곳은 15억원 이하 아파트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를 잘 살펴보면 풍선효과가 나타날 곳까지 미리 규제지역으로 다 묶어버렸다"며 "때문에 집값이 올려야 할 차례가 됐던 지역들은 강남권부터 불어온 훈풍을 받지 못하고 거래가 멈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 지역 가운데 저평가된 아파트를 찾는 게 핵심"이라면서 "불안 심리에 휩쓸리기보다는 현시점에 맞는 적절한 아파트를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15 부동산 대책 효과는 연말까지로 봤다.

    강 강사는 "규제가 나온 시점은 4분기로 마침 은행 대출 한도가 다 소진된 상황에서 나왔다"며 "때문에 시장이 얼어붙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은행 대출이 재개되는 내년이 오면 부동산 시장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만약 현재 유예된 다주택자 중과의 경우 내년 5월이 만료되는데 이 부분이 연장되지 않고 끝나버리면 시장에 매물은 더욱 줄어들면서 불안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시장이 다시 꿈틀댈 수 있다고 본다면 오히려 시장이 조용한 현시점이 매수 적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토허제 피한 주상복합…"지금 사도 될까요?" 물었더니 [이송렬의 우주인]
    강주영 행크에듀 강사는 현재 이 회사에서 내 집 마련과 아파트 투자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프리미엄콘텐츠 '강남여의주의 부동산 비밀과외'도 연재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행크TV"와 '강남여의주 내집마련 TV'를 통해 매수 전략과 시장 분석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영상·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이송렬 기자
    안녕하세요. 한경닷컴 이송렬입니다.

    증권, 금융 등 분야를 거쳐 지금은 부동산 관련 기사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집값은 왜 오르고 내려갔는지, 시장에서 나오는 뒷얘기 등 독자분들에게 유익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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