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감성 감독 "조정석 없는 '좀비딸'? 상상하기도 싫어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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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원작 '좀비딸' 30일 개봉
필감성 감독 "나도 원작 팬"
"팬들과 이심전심이지 않을까"
달라진 엔딩
"원작 작가님도 '좋았다'고…"
필감성 감독 "나도 원작 팬"
"팬들과 이심전심이지 않을까"
달라진 엔딩
"원작 작가님도 '좋았다'고…"
오는 30일 개봉하는 '좀비딸'은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좀비가 된 딸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가 갑작스럽게 퍼지며 좀비 색출 분위기가 팽배해진 세상에서, 아빠 정환(조정석)은 좀비가 된 딸 수아(최유리)를 숨기고 지키기 위해 비밀리에 훈련에 돌입한다.
이 영화를 연출한 필감성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조정석을 떠올리며 '좀비딸' 속 부성애 가득한 아빠 정환을 썼다. 한 신 안에도 웃기고 울리는 장면이 공존하는 '좀비딸'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배우와의 싱크로였다. 필 감독은 "저는 촬영 내내 조정석과 같은 곳을 바라본다고 생각했다. 조정석은 몇 마디 안 해도 '좋아요, 해볼게요' 하고 해내는 부분이 너무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정석에 이어 캐스팅된 배우는 이정은. 필 감독은 "이정은 선배가 아니면 이 영화는 못 하겠다고 할 정도다. 이 배우들 말고는 아무도 생각이 안 났다. 물론 훌륭한 배우들이 많지만, 이 역할은 이정은 선배가 아니면 안 됐다"고 귀띔했다.
최유리는 영화 '외계+인'에서 인상 깊게 본 후 직접 픽한 배우다. 그는 "웃을 때 묘하게 슬픔이 배어 있는 얼굴이었고, 좀비 분장을 해도 어울릴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여정의 캐스팅은 '연애편지'를 보내듯 간절했던 순간이다. 필 감독은 "절대 안 하실 줄 알았는데, 가장 빨리 '하겠다'고 답해줬다"며 "피디와 손잡고 방방 뛰었다"고 회상했다.
'좀비딸'의 트레이드마크는 고양이 '애용이'. 필 감독은 애용이에 대해 "'좀비딸'의 정체성이자 소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고양이를 출연시키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고양이는 훈련이 안 되지 않느냐. 저도 집사인데, 보란 듯이 잘 해내고 싶었고 오기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이어 "전국의 반려묘를 모집해 최종 4마리가 오디션장에 왔는데, 적응력을 봤다. 우리 '애용이'는 도망치거나 숨지 않고 테이블 앞에 배 깔고 딱 누워서 '어쩔 건데' 하는 표정으로 보더라. 바로 '너다' 싶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러면서 "촬영 때도 너무 훌륭했고 얼굴도 너무 잘생겼다. 적응을 굉장히 잘하고 원하는 대로 해줘서 '고양이의 보은'이라고 생각한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좀비가 된다면, 난 어떤 선택을 할까? 그 질문이 강렬했어요. 사춘기 딸을 둔 입장에서 깊이 와닿았죠. 페이소스 있는 유쾌함으로 풀어내고 싶었고,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이윤창 작가는 영화에 캐리커처 작가로 특별 출연했다. 그의 작품은 수아의 방에도 걸리며, 극의 중요한 상징물로 활용된다.
필감성 감독은 2021년 '인질'로 입봉하고, 티빙 오리지널 '운수 오진 날' 등을 통해 강렬한 스릴러 연출로 주목받았다. 작품에 유혈이 낭자하다고 해서 '피감성'이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이번 작품은 결이 다르다.
"'좀비딸'은 코미디고 가족 드라마입니다. 다 함께 가족들이 극장에 가서 무해하게 볼 수 있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은 많지만, 배우분들이 저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셔서 박수치며 봤어요. 좋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을 극장에서 보는 행위, 행복한 순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 분명히 있거든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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