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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중국 공산당 권력투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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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중국 공산당 권력투쟁사
    ‘인파출명 저파비(人怕出名 猪怕肥)’라는 중국 속담이 있다. ‘사람은 이름이 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뜻이다. 출세한 사람과 포동포동 살이 오른 돼지는 모두의 표적이니, 몸을 낮춰 먹잇감이 되는 일을 삼가라는 의미일 게다. 정치보복으로 얼룩진 중국 역사가 가르치는 처세술이다.

    중국의 왕조는 물론 공산당 역시 권력투쟁으로 점철된 역사다. 중공(中共) 최대의 권력투쟁은 문화대혁명이다. 대약진운동으로 수천만 명이 아사한 실정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마오쩌둥을 대신해 권력을 잡은 사람이 류사오치다. 마오가 류를 제거하고 권력을 재탈취하기 위해 광풍을 일으킨 사건이다. 류의 부인은 환갑이 넘은 나이에 프랑스제 실크 잠옷을 입고 홍위병들에게 조리돌림당했다. 두 아들은 자살했다. 류는 감옥에서 폐병으로 죽었다.

    권력투쟁으로 희생된 중공 정치인 중 가장 독특한 인물이 자오쯔양 전 총리다. 톈안먼 사태 때 무력 진압을 반대하다가 덩샤오핑에 의해 실각한 뒤 평생 가택연금을 당했다. 그의 발언을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손녀에게 보내는 선물 인형 속에 숨겨 홍콩에서 출간한 책이 <국가의 죄수>다. 중공 지도층이라고 믿기 힘든 통찰력이 담겨 있다. “한 국가가 근대화를 이루고 현대문명을 실현하려면 정치체제는 반드시 의회민주제를 시행해야 한다.”

    자오쯔양 이후 최대 정치 폭풍은 보시라이 사건이다. 다롄 시장과 랴오닝성장을 거치면서 중국의 케네디라고 불릴 정도로 스타 정치인이 된 그는 정치국 상무위원이 아니라 충칭시 서기로 임명되자 후진타오 총서기의 전화를 도청하는 등 ‘반란’을 꾀하다 정치무대에서 사라졌다. 보시라이와의 권력투쟁에서 승리한 시진핑 주석이 이번엔 실각설에 휩싸였다.

    최측근 군 지도부가 제거된 점, 부친 이름을 딴 기념관 명칭이 바뀐 점, 관영매체들이 그의 보도를 하지 않고 있는 점, 12년간 개근한 브릭스 회의 불참 등이 근거다. 물론 건재설도 만만치 않아 단정 짓기는 쉽지 않다. 중국 권력 심장부를 지칭하는 ‘홍장(붉은 담장)’ 너머에서 또 하나의 역사가 꿈틀거리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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