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대출이 무제한?…재건축 수주전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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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리즘
개포·압구정 등서 출혈 경쟁
'제로' 수준 초저금리 제공도
"시공사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
개포·압구정 등서 출혈 경쟁
'제로' 수준 초저금리 제공도
"시공사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우성7차 입찰에 나선 삼성물산은 이주비 대여 한도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150%를 내걸었다. ‘한도 제한 없음’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정가 20억원짜리 주택 소유자에게 최대 30억원가량을 빌려주겠다는 얘기다. 경쟁자인 대우건설 역시 LTV 100%까지 대여하겠다고 나섰다. 서울 조정대상지역에서 무주택자가 부동산을 매입하면 LTV는 최대 50%가 적용된다. 비조정대상지역에서도 최대 70%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상식적으로 도저히 성립할 수 없는 제안”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경쟁이 치열한 수주 사업지에서는 LTV 100%를 초과하는 이주비 대출 제안이 사실상 기본 옵션처럼 등장하고 있다.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도 포스코이앤씨는 LTV의 160%를, 현대산업개발은 150%를 이주 대여비로 제시했다. 지난 1월 시공사를 선정한 용산구 한남4구역 역시 삼성물산은 LTV 150%, 현대건설은 100%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대여 금리도 마찬가지다.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일부 건설사는 CD 금리에 가산금리를 0% 또는 0.1%만 더한 초저금리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CD 금리는 약 2.6% 수준이어서 건설사의 제안 금리는 2.6~2.7% 수준에 불과하다. 약 4% 안팎으로 형성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에 비해 1%포인트가량 낮다.
시공사가 조달할 수 없는 ‘비현실적 금리’로 조합원의 표심만 노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LTV 100% 이상의 조건은 사실상 대출이 실행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과도한 금융 제안은 정부의 스트레스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가계부채 관리 정책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 한 대형건설사 정비사업 관계자는 “수주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보니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과도한 조건이 조합원의 불신과 조합 부담을 키우고 사업 지연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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